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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8일 오후 1시까지 분향소 철거하라”…유가족, 계고서 찢으며 반발

오남석 기자
오남석 기자
  • 입력 2023-02-06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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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크게보기 6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앞에서 ‘분향소 철거 예고 서울시 규탄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녹사평역 추모공간’ 서울시 제안도 반대 부딪혀…시 "불법 시설물은 허가 못 해"

서울시가 서울광장 내 이태원 핼러윈 참사 분향소를 오는 8일 오후 1시까지 자진 철거하라고 설치를 주도한 시민단체 측에 6일 재차 통보했다. 하지만 시민단체와 유족들은 시의 계고 통지서를 찢으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시 직원들은 이날 오후 서울도서관 앞 분향소를 찾아가 신분을 밝힌 뒤 이런 내용이 담긴 2차 계고서를 전달했다. 하지만,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은 계고서를 읽지 않은 채 바로 뒤집어 찢었다. 이들은 곧바로 손팻말로 계고서를 덮고 땅바닥에 테이프로 붙였다. 계고서에는 "4일 오후 7시 48분 인공구조물(천막, 의자, 영정사진 등)을 6일 오후 1시까지 철거하도록 명령했으나 현재까지 이행되지 않고 있다. 8일 오후 1시까지 철거하라"고 적혀 있었다. 1차 계고서와 마찬가지로 ‘기한 내에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경고도 담겼다.

앞서 대책회의 등은 지난 4일 녹사평역에서 참사 100일 국민추모대회 장소인 광화문광장 옆 세종대로까지 행진하던 중 서울광장에 기습적으로 분향소를 설치했다. 시는 분향소 설치 당일에 ‘6일 오후 1시까지 불법 점거물을 자진 철거하라’는 내용의 1차 계고서를 전달한 바 있다.

시는 이날 2차 계고 직후 오신환 정무부시장 명의의 입장을 내고 "사전 통보조차 없이 불법·무단·기습적으로 설치된 시설물에 대해서는 사후 허가를 할 수 없다는 것이 시의 대응 원칙"이라고 밝혔다. 시는 "일부 정치권에서는 유가족의 슬픔이라며 서울시가 온정을 베풀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기습적이고 불법적으로 광장을 점유한 시설을 온정만으로 방치한다면 공공시설 관리의 원칙을 포기하는 것이고 무질서를 통제할 수 없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분향소와 위로 공간에 대한 유가족과 서울시 논의는 계속될 것이지만 시설물 관리에 대한 분명한 원칙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률 서울시 대변인은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행정기관 입장에서 원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판례를 보면 계고를 2회 이상한 이후 행정대집행을 하게 돼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가 강제집행 수순을 밟으면서 분향소를 둘러싼 시와 유가족 측의 갈등은 점차 깊어지고 있다.

시민대책회의와 유가족협의회는 이날 서울시가 서울광장 합동분향소를 철거할 명분이 없다며 거듭 항의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분향소는 희생자에 대한 추모 감정에서 비롯된 ‘관혼상제’여서 헌법과 법률로 보호받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는 과거 여러 차례 분향소 설치가 규제 대상이 아닌 관혼상제라는 유권해석을 내렸다"며 "분향소를 철거하라고 명령할 정당한 이유가 애초에 없다"고 주장했다.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15조는 관혼상제나 국경행사 등과 관련한 집회는 옥외 집회 신고 의무 등의 규제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시는 ‘서울광장의 사용·관리에 관한 조례’를 근거로 광장을 사용하려면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유가족 측은 서울시가 제안한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 추모공간에도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이날 "오신환 정무부시장이 아침에 전화해 녹사평역 지하 4층을 분향소 자리로 제공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곳은 유가족이 굴 속으로 들어가 목소리가 사그라들 때까지 가만히 있으라는 이야기"라고 반발했다. 이날 오후 7시 현재 시청사 주변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경찰기동대 7개 부대 약 420여 명이 배치된 상태다.

오남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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