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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혼했습니다 - 정광준(31)·송의영(여·31) 부부

저(의영)와 남편은 같은 대학에 다녔어요. 하지만 1학년 2학기가 끝나갈 무렵까지 서로의 존재를 전혀 몰랐죠. 당시 남편은 사진 찍는 것에 몰두해 있었는데, 제가 활동하던 오케스트라 동아리의 공연 모습을 촬영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대요. 그렇게 처음 만나게 된 거죠. 남편이 리허설 중에 바이올린 튜닝을 하는 제 모습을 찍어주었어요. 나중에 남편 SNS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제가 예쁜 사진을 찍어줘서 고맙다는 메시지를 남겼죠.

그게 연락의 시작이었어요. 그 이후로 우연히 캠퍼스에서 마주치기도 하고, 점점 둘이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났습니다. 그러다 저를 좋아하게 된 남편이 고백했어요. 저 역시 남편에게 호감이 있었고, 그렇게 연인이 됐습니다.

남편과 연애하며 힘든 순간도 있었는데요. 바로 제가 휴학하고 아제르바이잔에서 인턴 생활을 하고 있을 때입니다. 그때 남편이 입대를 했거든요. 멀리 떨어져 있으니 그리운 마음이 너무 커서 괴로웠습니다. 연락도 힘들었고요. 그때 한국에 있던 제 동생이 제 편지를 남편에게 전해주며 많이 도와줬어요. 힘든 시간을 견디고 연애는 7년 동안 이어졌습니다.

저는 사실 늘 안정적인 생활을 꿈꿔왔어요. 해외에서 태어나 자랐고, 부모님은 해외에 계속 계시다 보니 가족과 함께 따뜻한 보금자리를 꾸리는 것이 꿈이었거든요. 남편과 그런 가정을 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실천에 옮겼습니다. 2020년 8월 1일, 결혼식을 올렸죠. 결혼을 준비하면서 둘만의 특별한 웨딩 사진을 찍기 위해 조지아로 여행을 갔는데요. 광활한 자연 속에서 마음 따뜻한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추억을 남겼습니다.

함께 앞으로의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내 편이 있다는 사실이 정말 감사합니다. 항상 지금처럼 서로의 일을 지지해주며, 가장 큰 힘이 되어주고 싶어요. 그리고 어떤 일을 하게 되든 저희만의 색이 묻어나는 재밌는 일들을 하며 살아가고 싶습니다.

sum-lab@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