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일론 머스크(왼쪽) 테슬라 CEO와 팀 쿡 애플 CEO. 비즈니스 인사이더 홈페이지 캡처

머스크 “애플은 테슬라의 무덤.. 전쟁을 개시한다”

최근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애플에 ‘선전 포고’를 하고 나선 가운데 배경에는 테슬라와 애플의 ‘구원(舊怨)’이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머스크 CEO가 애플이 자사 애플리케이션 장터 앱스토어에서 개발자에게 부과하는 30% 수수료 문제를 걸고 넘어졌지만 사실은 오래 묵은 원한이 있다는 의미다.

3일 외신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지난달 28일 “애플이 트위터 광고 대부분을 중단했다”며 팀 쿡 계정에 태그를 달고 “여기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애플은 미국의 언론의 자유를 싫어하는가”라고 도발했다. 그는 또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부과하는 30%가량의 인앱 결제 수수료를 비판하는 트윗을 잇달아 올린 뒤 “전쟁을 개시한다(Go to war)”는 문구를 담은 이미지를 게재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26일에도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트위터를 제거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 스마트폰을 만들겠다”고 했다.

표면적으로 머스크 CEO가 애플을 비판하는 이유는 앱스토어의 30% 수수료와 트위터 광고 중단이지만 이들의 구원 관계는 실리콘밸리에서 이미 유명하다. 두 회사는 각각 전기차와 스마트폰을 만들지만, 기계 엔지니어, 산업 디자이너, 배터리 전문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를 놓고 경쟁하는 사이다. 특히 애플은 자체적으로 자율주행차를 개발 중이다. 애플이 시장에서 ‘애플카’로 불리는 자율주행차를 선보이면 세계 최대 전기차회사 테슬라와의 격돌은 불가피하다.

특히 최근 미 경제매체 CNBC는 전 테슬라 직원을 인용해 “테슬라가 신생 기업이었을 때 머스크 CEO는 애플을 ‘테슬라 무덤(Tesla graveyard)’이라고 불렀다”고 전했다. 애플이 테슬라에서 해고된 사람들을 고용하는 것을 비판한 발언이었다. 실제로 지난 2018년 테슬라에서 해고된 이들과 퇴직한 수십 명이 애플에 입사했다. CNBC는 “당시 테슬라는 애플보다 100배 작은 규모였다”며 “당연히 애플은 직원에게 더 많은 돈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머스크 CEO의 저격을 시작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내에서 ‘반(反)애플 전선’도 형성되고 있다. 머스크 CEO의 트윗 이후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는 지난달 30일 미 뉴욕타임스 주최 ‘딜북 서밋’에서 “애플은 사용자 기기에 어떤 앱이 깔려야 하는지 일방적으로 통제하는 유일한 회사가 되려 하고 있다”며 “그것은 지속 가능하지도 않고 좋은 방향도 아니다”라고 밝혔다. 구글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에서는 여러 앱 장터를 통해 앱을 내려받을 수 있다. 그러나 아이폰에서는 애플 앱스토어에서만 앱을 내려받을 수 있는 점을 문제라고 지적한 것이다.

여기에 세계 최대의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의 다니엘 에크 CEO와 앱 수수료 문제로 오랫동안 애플과 싸워온 게임 개발업체 에픽게임즈의 팀 스위니 CEO도 연일 애플을 비판하며 머스크 CEO의 애플 저격에 힘을 보태고 있어 반 애플 전선은 확대될 전망이다.

임정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