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성 조기 폐쇄 靑 윗선 수사 확대
“사회수석, 산업부 장관에 고마워해”
장하성 정책실장 등으로 확대될 전망

검찰이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사건 관련 전 청와대 김수현 사회수석비서관과 문미옥 과학기술보좌관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 청와대 윗선 개입 의혹으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검 형사4부(부장 김태훈)는 지난 25일 김 전 수석과 문 전 보좌관의 사무실을 압수수색 했다. 둘은 월성 1호 조기 폐쇄 관련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수력원자력 등에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다는 혐의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성 사건 관련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 공소장에도 김 전 수석의 개입 정황이 일부 담겨 있다. 공소장에는 월성 1호기 경제성 평가 관련 청와대 사회수석비서관 소속 행정관이 산업부 과장과 통화하며 “사회수석비서관은 산업부 장관이 책임지고 즉시 가동 중단으로 추진하겠다고 해 오히려 고마워하고 있다”고 밝힌 내용이 담겨 있다. 김 전 수석과 백 전 장관 사이 월성 원전 즉시 가동중단 과정에서 교감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통화는 한수원 이사회 의결을 통한 ‘즉시 가동 중단 및 조기 폐쇄’ 결정 두 달 전인 2018년 4월 이뤄졌다. 검찰은 이 같은 통화로 산업부가 월성 1호기를 즉시 가동 중단하는 것 외에는 다른 선택지가 없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했다”고 공소장에 명시했다.

김 전 수석은 청와대 에너지전환 TF(태스크포스) 팀장도 맡았다. 해당 TF는 월성 1호기 조기 폐쇄 등 탈원전 정책이 문재인 정부 산업부 국정과제로 채택된 것과 관련 국회와 언론 대응을 위한 컨트롤 타워 성격으로 꾸려졌다. 청와대 외에도 산업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직원 등으로 채웠다.

문 전 보좌관은 과학기술좌관으로, 월성 조기 폐쇄 의혹의 ‘출발점’과 관련돼 있다. 그는 2018년 4월 청와대 내부 보고시스템에 “월성 1호기 외벽에 철근이 노출돼 정비를 연장한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 게재했다. 이를 본 문 전 대통령은 “월성 1호기 영구 가동중단은 언제 결정할 계획인가요”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 같은 사실이 산업부에도 알려지면서, 월성 원전 즉시 가동중단으로 방침이 바뀌었다고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의 윗선 수사는 청와대 정책실로 향할 가능성도 열려있다. 이는 월성 원전 조기 폐쇄를 주도한 곳이 문재인 청와대 정책실이라는 의혹에 기초한다. 정책실은 정부 내 경제·산업 부처를 담당했으며, 당시 정책실장은 장하성 전 주중 대사다.

윤정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