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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케어’ 시정 없는 건보 개편은 공허

기사입력 | 2022-07-04 11:18

김용하 순천향대 IT금융경영학과 교수

보건복지부가 오는 9월부터 시행할 예정인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안을 최근 발표했다. 지역가입자에게만 적용했던 소득등급제를 폐지하고 직장가입자와 똑같이 소득에 일정률로 보험료를 산정하는 정률제를 도입하며, 재산보험료 공제액을 500만∼1350만 원에서 5000만 원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또한, 보험료 부과 대상 자동차 축소, 근로소득 및 연금소득 평가율을 30%에서 50%로 인상, 지역가입자 최저보험료를 직장가입자와 일원화, 직장가입자 피부양자 기준 강화 등이 포함됐다.

이번 정부 개편안 대부분은 4년 전에 이미 예고됐던 것이다.이 개편안이 시행되면 859만 세대의 지역가입자 중 561만 세대 보험료가 인하되고, 23만 세대는 보험료가 인상되며, 275만 세대는 변동이 없다고 한다. 최근 물가 인상으로 고통받는 자영업자 등 지역가입자의 65%가 평균적으로 월 3만6000원의 보험료를 경감받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직장가입자에 비해 역진적이었던 소득등급제를 폐지함으로써 종합소득이 연간 3860만 원(현재 38등급) 이하인 세대는 소득에 대한 보험료가 낮아지게 됐다.

다만, 세계에서 유일한 자동차에 대한 보험료 부과 대상은 대폭 축소됐지만 완전히 폐지하지 않았고, 재산에 대한 기본공제액을 확대해 재산보험료 비중을 축소했다고 하나 329만 세대는 여전히 재산보험료를 부담하게 된다는 점에서 소득 중심 건강보험료 부과체계로의 완전 이행과는 거리가 있다.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률이 △2019년 5.24% △2020년 5.98% △2021년 19.05% △2022년 17.15%로 누적 55.6%가 높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산에 대한 보험료 부담 경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건강보험료 개편안이 시행되면 2조800억 원의 건강보험료 수입이 감소될 것으로 예상한다. 문제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병원 기피 현상 등으로 2020년 2021년 2년간 억제됐던 건강보험 급여지출이 올해 들어 다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건강보험 1∼4월 재정수지 적자는 1조7017억 원으로, 누적 적립금이 지난해 말 20조2410억 원에서 18조5393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런 추세대로 간다면 2022년 재정적자는 5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 보장성 확대 대가가 본격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최근 건강보험정책심의회는 2023년 건강보험료 수가를 평균 1.98%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최근의 건보 이용량 증가를 더하면 재정수지 적자를 면하기 위한 내년 보험료 인상률은 5%를 웃돌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그동안 다소 느슨하게 운영해 온 건강보험 지출 관리를 더 강화해야 한다. 2017년에 발표된 문재인 케어의 요지는 5년간 30조6000억 원을 투입해 미용·성형 등을 제외한 모든 의학적 비급여를 건보에서 보장해 건보보장률을 7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2020년까지 개선된 보장률은 2.6%P에 그쳤고, 비급여 축소 정책이 결과적으로 대형 병원 쏠림 현상과 의료 쇼핑을 더 부추겼다는 지적을 받는다. 총량적으로는 안정돼 보이는 문 정부 기간의 재정 지출이 그 내용상으로는 의료 왜곡을 더 키웠을 가능성이 큰 만큼 문 케어에 대한 수정 보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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