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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틀 만에 ‘박지현 쇄신론 제압’ 민주당, 민심 걷어찼다

기사입력 | 2022-05-27 12:23

박지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대위원장의 사과 및 쇄신 촉구 회견이 결국 ‘쇼’에도 미치지 못하고 이틀 만에 제압됐다. 박 위원장은 지난 24일 내로남불·팬덤 정치 등 민주당의 잘못을 “백 번, 천 번 더 사과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86 정치인 용퇴 등 쇄신안을 금주 내 발표하겠다고 했고, ‘성희롱’ 논란에 휩싸인 최강욱 의원에 대해서도 비상 징계권을 동원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단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다. 박용진·조응천 등 일부 의원의 공감이 있었지만, 대다수가 반발하는 힘든 싸움이었다.

‘n번방 추적단’에서 활동했던 박 위원장은 지난 1월 이재명 후보 캠프 합류를 계기로 비대위원장이 됐다. 정치 경험이 없는 26세 여성이지만, 성 폭력 문제를 중심으로 당 쇄신을 요구해 왔다. 24일 회견도 기본적으로는 열세로 흐르는 6·1 지방선거의 분위기를 바꿔 보겠다는 충정에서 나온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그가 제기한 내로남불·팬덤 정치·성희롱 등은 모두 당의 지지 기반 확장을 막는 장애요인이다. 그러나 86을 비롯한 당 주류층은 박 위원장 쇄신 요구를 받아들이는 시늉도 않고 걷어찼다.

박 위원장은 26일 “나를 왜 이 자리에 앉혀 놓은 건가”라고 항변했지만, “86 용퇴가 혁신이라 하지 않았다. 모두 용퇴해야 한다는 게 아니다”며 꼬리를 내렸다. 현재 팬덤 정치의 대표라고 할 수 있는 이재명 후보의 ‘개딸’들로부터 오히려 사퇴 압박을 받고, 최 의원 징계는 지방선거 이후에도 어떻게 될지 불투명하다. 박 위원장의 사과 회견이 지방선거 뒤 본인 역할이나 책임 논쟁, 86세력과 당권 경쟁을 벌일 이재명 세력의 입지를 고려한 포석일 수도 있다. 그러나 국민 입장에서는 민주당이 건강한 정당으로 변모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야가 이전투구 아닌 정치개혁 경쟁에 나서기를 원한다. 그런데 ‘3일 천하’에도 못 미친 이번 쇄신 소동은 그런 국민 기대에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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