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이 2월 24일 오후 경기 수원시 팔달문 앞에서 열린 윤석열 대선 후보의 ‘국민과 원팀’ 수원 집중 유세에서 지지연설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18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식 출범으로 차기 정부 내각 구성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국민의힘 중진인 나경원 전 의원이 외교부 장관 후보군에 거론된다. 19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 원내대표 등을 거치며 외교 현안에 대해 상당한 식견을 갖췄고 정부 내에서 리더십을 발휘할 무게감 있는 정치인 출신이라는 점 등이 나 전 의원의 역량으로 꼽힌다.

최근 국민의힘 등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 전 의원에 대한 차기 외교부 장관 입각설이 나온다. 헌정사상 첫 여성 외통위원장을 지내며 미·일·중 등 주요 국가를 상대했고 이번 대선에서 집권 여당이 된 국민의힘 소속 4선 의원 출신으로서 장악력이 기대된다는 평가다. 2016년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북한인권법은 나 전 의원이 외통위원장으로서 리더십과 통찰력을 발휘한 성과로 거론된다. 문재인 정부 임기 초반 야당 원내대표로서 두 차례의 방미로 쌓은 의회 외교 경험도 나 전 의원의 경쟁력이다. 일본을 상대로는 전·현직 외무상과 직접 문자를 나눌 정도의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나 전 의원은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이 한창이던 지난 해 하반기 40일 간 미국을 방문해 지난 5년 문재인 정부의 대미 외교 현주소를 직접 확인했다. 방미 기간 중 친분이 두터운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해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국 사령관과 월터 샤프 전 한미연합사령관, 해리 해리스 전 주한미국대사, 영 김 미 하원의원 등과 직접 대화하며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다고 한다. 나 전 의원은 통화에서 “워싱턴에 가 보니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에 대해 잘못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우리 정부는 종전선언에만 매달려 있는데 미 국무부 사람들은 계속해서 경제안보만 이야기 하는 것을 보고 많은 게 잘못 돌아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현재 외교부 안팎에는 지난 5년 청와대 주도의 외교로 외교부 본연의 역량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상당하다. 이 때문에 외교부 입장에 보다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정치인 출신 장관 임명 가능성에 기대감이 실린다. 나 전 의원은 오는 6월 1일 실시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경기지사와 충북지사 후보군에도 거론됐지만 본인이 선을 그으면서 일단락 된 분위기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