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역 통해 추계모델 재설계하고
민간 연구기관 전망치 활용키로

지난해 세수추계에서 61조여 원의 오차를 낸 정부가 11일 세수추계 4단계 개편안을 내놨다. 외부 연구기관을 통해 세수추계 모형에 적용될 지표를 다양화하고, 1년에 한 번 실시했던 세수추계도 최소 연 3회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기획재정부가 이날 발표한 ‘세제 업무 개선방안’은 세수추계 오차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외부의 의견을 보다 많이 듣고, 더 자주 세수추계를 내놓겠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원칙적으로 매년 8월 다음 연도 예산안 편성 시 한 번만 실시했던 세수추계를 종합소득세 신고일(5월) 직후인 매년 6월과 부가세 신고(7월) 직후인 8월에도 정기적으로 재추계하기로 했다. 세입 급변동에 대비해 ‘조기 경보 시스템(EWS)’도 마련한다.

세수추계 모형과 각종 지표 분석 작업도 손질한다. 주요 경제지표의 경우 단일 국책 연구기관이 아닌 복수의 국책·민간 연구기관의 전망치를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종래엔 한국조세재정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국책연구기관에 분야별로 하나씩 지표를 받았는데, 이제 민간 연구기관까지 포함해 복수의 전망치를 활용하겠다”고 설명했다. 추계 모형 자체도 연구 용역 등을 통해 재설계하기로 했다. 또 추계 모델값 외에 ‘추세선’ 분석을 실시해 설령 오류가 나타나더라도 오류 폭을 줄일 계획이다. 또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이 ‘폐쇄적’이라고 언급했던 세제실 내에 조세심의회 제도 등 다양한 협의 틀을 마련할 방침이다. 민관 합동 ‘세수추계위원회’도 신설해 정부 세수추계안을 검증한다.

기재부가 역대급 세수추계 오차에 이 같은 보완 방안을 부랴부랴 내놨지만, 정작 최종 책임자인 홍 부총리는 자리를 지킨 채 거리를 두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고광효 기재부 세제실 조세총괄정책관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지난해 세수 오차를 사전에 인지해 내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