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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문10답]

교육부 ‘2022 개정 교육과정’ 주요사항

박정경 기자 | 2021-11-30 09:53


디지털·AI 기초학습 강화… 초3부터 학년별 최대 68시간 선택과목 도입
고교 국영수 105시간 줄어 학력저하 우려…생태·민주시민 교육 논란도

2024년 초등 1·2학년 우선적용
2025년 중1·고1 등 순차 확대

초3∼6, 지역·AI 등 선택과목
초1 국어 관련수업 34시간 추가

중1 자유학년제→자유학기제로
진로체험 실효성 논란 등 반영

고교 ‘경제’ 수능 과목에서 빠져
자율이수학점 늘려 선택폭 넓혀

내년 새 대입 개편안 시안 마련
현재 초6 대입때부터 적용될듯


교육부가 지난 24일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발표했다.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은 고교학점제를 위한 과목 선택권 확대, 초등학교 선택과목 도입 등 학교와 학생들의 자율과 선택을 확대하는 방향에 초점이 맞춰졌다. 그동안 정부가 학습 목표와 내용을 규정하고 학교와 교사, 학생이 이를 따르는 종전 방식과는 다른 시도다.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미래 교육의 큰 방향성은 맞지만, 학생 선택만 강조됐을 뿐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의 교육분야 1호 공약인 고교학점제를 임기 내에 출발시키는 데 치중해 충분한 준비 없이 추진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추후 평가방식과 대입 제도에 따라 개정 교육과정의 현장 안착 여부가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 국가 교육과정이란 무엇인가?

한국을 비롯해 자유국가 체제를 갖는 여러 나라는 ‘국가 중심의 공교육 시스템’을 갖고 있다. 공교육은 시민을 양성하고, 인재 양성을 통한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된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국가적 교육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교육 내용을 큰 틀에서 규정한 국가 교육과정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는 1954년 1차 교육과정을 시작으로 7차례 교육과정 개편을 단행했다. 제7차 교육과정까지는 기존의 차순에 따라 교육 과정을 전면적·일률적으로 개정했는데, 이후부터는 교육 과정 개정 체제를 2∼4년에 한 번씩 수시로 개정하기로 했다. 미래 사회를 위해서는 그때그때 국가 교육과정이 수정돼야 한다는 교육계와 학계의 요구를 반영한 결과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대한민국의 11번째 교육과정이자 7차 교육과정 이래 4번째 수시 개정 교육과정이다.

2. 2022 개정 교육과정은 언제부터 적용되는가?

교육부가 24일 발표한 2022 개정 교육과정 총론 주요사항을 토대로 총론과 구체적인 교과 교육과정이 개발된다. 내년 하반기에는 새 교육과정이 최종 확정·고시될 방침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2024년 초등 1·2학년에 우선 적용하고, 2025년 중1과 고1 등 2027년까지 연차적으로 확대된다. 2009∼2011년생은 고등학생 때, 2012∼2013년생은 중학생 때, 2014∼2016년생은 초등학교 재학 중일 때, 2017년생부터는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새 교육과정을 배우는 셈이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고교학점제 도입을 상정해 설계됐는데, 고교학점제는 2023년부터 부분적으로, 2025년부터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고교학점제는 대학생처럼 진로와 흥미에 따라 과목을 선택해서 듣고 기준 학점을 채우면 졸업하는 제도다.

3. 2022 개정 교육과정, 초·중·고 공통적으로 달라지는 내용은?

디지털 소양이 새로운 기초 소양으로 제시됐다. 디지털·인공지능(AI) 소양 교육이 초·중·고 전체에서 강화된다. 정보 교과와 학교 자율시간을 활용해 디지털 활용 능력과 AI 기초를 학습하게 된다. 초등학교 땐 놀이·체험을 하며 간단한 프로그램을 배우고 중·고교에서는 AI 관련 기본·심화 과목을 들을 수 있다. 생태전환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은 전체 교과 내용에 반영한다. 초·중·고교의 모든 교과에 녹여 가르쳐야 한다는 의미다. 노동인권교육 역시 일부 교과목과의 연계를 추진한다. 생태전환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은 비교과 활동과도 연계해서 창의적 체험활동, 자유학기 활동에서도 하도록 했다. 상급학교로 진학하기 직전 학년(초6, 중3, 고3)에는 학교급별 연계 및 정서 지원, 진로 교육을 하는 ‘진로연계학기’가 생긴다. 다음 학교급에서 어떤 내용을 배우게 되는지, 이를 배우면 어떤 분야에 진출하거나 진학할 수 있는지에 대한 안내도 포함한다.

4. 초등학교 수업은 어떻게 달라지나?

초등학교는 선택과목을 처음 도입하는 등의 변화가 눈에 띈다. 그동안 초등학생은 국가 공통 교육과정으로 정해진 과목만 배웠는데, 앞으로는 3학년부터 6학년까지 학년별 최대 68시간까지 선택과목을 신설해 운영할 수 있다. 교육부가 예로 제시한 학년별 선택과목은 △3학년 지역연계 생태환경, 디지털 기초소양 △4학년 지속 가능한 미래, 우리 고장 알기 △5학년 지역과 시민, 지역 속 문화탐방 △6학년 인공지능과 로봇, 역사로 보는 지역 등이다. 또 초등학교 1학년의 한글 해독 교육을 강화하고자 국어 시간에 관련 수업을 34시간 추가 편성키로 했다. 아울러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은 줄이되 초등학교 1∼2학년의 ‘즐거운 생활’ 수업을 현행 80시간에서 128시간으로 크게 늘린다. 어린 학생들에게 맞는 실외 놀이와 신체 활동을 보다 강화한다는 취지에서다.

5. 중학교 수업은 어떻게 달라지나?

중학교는 1학년 자유학년제(시험을 보지 않고 진로를 탐색하는 기간)를 자유학기제로 축소하는 것이 뼈대를 이룬다. 운영 시간은 현행 170시간에서 102시간으로 크게 축소된다. 너무 이른 나이에 시작하는 진로 체험 활동의 실효성 논란과 학력 저하 우려 등을 반영한 개편으로 보인다. 대신 3학년 2학기를 진로연계학기로 운영한다. 이 시기에는 고교학점제에 대한 이해를 돕고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자율·자치, 동아리, 진로 등 3개 영역으로 개편한다. 또 학교 스포츠 클럽의 경우, 동아리 활동으로 매 학기 운영하되 의무 편성 시간을 136시간에서 102시간으로 축소키로 했다.

6. 고등학교 수업은 어떻게 바뀌나?

고등학교는 고교학점제 시행을 위한 기반 마련을 위해 교육과정이 전면 개편된다. 학생들은 총 192학점을 따야 졸업할 수 있다. 1단위를 이수하려면 한 학기 17회 수업을 들어야 했지만, 앞으로는 1학점에 16회로 단축했다. 교과 등 필수이수학점은 94단위에서 84학점으로 줄어든 반면, 자율이수학점은 86단위에서 90학점으로 늘어난다. 창의적 체험활동은 18학점(288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공통과목인 국어, 수학, 영어는 10단위에서 8학점으로 줄어, 각 과목당 35시간씩 105시간이 줄었다. 애초 한국사는 기존 6단위에서 5학점으로 줄이는 방안이 거론됐지만 세간의 논란을 의식해 전과 같은 6학점을 유지하게 됐다. 선택과목은 일반선택과 진로선택, 융합선택으로 나뉜다. 사회 일반선택 중 ‘경제’는 제외됐으며, 융합선택의 교양과목인 ‘인간과 경제활동’으로 바뀐다. 실생활 체험과 응용 등을 위한 융합선택 과목도 신설된다. 현행 진로선택 과목은 다양한 진로 및 심화 학습 체제로 개편하고, 특수목적고에 개설됐던 ‘전문교과Ⅰ’은 일반고 학생들도 선택할 수 있도록 보통교과로 통합된다. 직업계고의 경우, 학생들이 원하는 대로 세부전공과 부전공, 타 전공과목을 이수할 수 있도록 선택 자율이수 학점을 확대한다.

7. 개정 교육과정으로 인한 기초 학력 저하에 대한 우려는 없나?

2025년부터 고교학점제가 전면 도입되면서 교과별 이수 시간이 바뀐다. 앞서 교육부는 고교학점제 시행에 맞춰 수업 이수 기준을 기존 204단위(2890시간)에서 192학점(2560시간)으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공통과목인 국어·수학·영어의 필수이수단위는 기존 10단위에서 8학점으로 축소된다. 한 과목당 수업 시간이 141.7시간에서 106.7시간으로 35시간 줄면서 국·영·수의 총수업 시간이 105시간 축소된다. 공통과목 필수이수학점을 줄이고 자율이수학점을 늘려 학생들이 선택과목을 자유롭게 고르도록 한다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코로나19 사태로 국·영·수 기초학력이 떨어지고 있는데 수업 시수까지 줄어들면 학력 저하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수업 시간 감소가 학생들의 기초학력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가 있는 만큼 학력 보충을 위해 사교육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 지역별·학교별 선택과목 개설 등 자율성이 높아지면 지역별 학교 격차 우려는 없나?

개정 교육과정에 따라 초등학교에는 선택과목이 처음 도입된다. 그동안 초등학생은 국가 공통 교육과정으로 정해진 과목만 배웠다. 앞으로는 3∼6학년 때 학년별로 2개까지, 총 8개 과목의 선택과목을 신설해 배울 수 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은 1년 동안 추가 논의를 거친 뒤 내년 11월쯤 최종 확정·고시된다. 2024년부터 초등학교 1·2학년, 2025년부터 중·고교에 적용될 예정이다. 이는 지역과 학교, 교사의 자율성을 강화하는 차원이라는 게 교육부의 입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교육 분권에 대해서는 지역별·학교별 교육 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대도시와 중소도시, 농어촌 지역 간 교육 인프라나 학교별·교사별 역량 차이에 따른 수준 격차를 줄일 수 있는 보완책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양한 선택을 존중한다는 이유로 결국 각종 심화 수업만 늘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9. 교과 개편에 정치적 논란은 없나?

고등학교 교과목 개편 과정에서 일부 과목을 제외하고 특정 가치를 앞세운 교육을 강화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적지 않다. 고교 교과목 개편으로 현재 9개인 사회교과의 일반선택과목은 4개로 축소된다. 이에 따라 ‘경제’가 사회 일반선택과목에서 제외되고 ‘진로선택과목’으로 배치된다. 수능이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에서 출제되는 점을 고려하면, 경제는 결국 수능 과목에서 빠지게 되는 셈이다. 또 총론 주요사항에서 ‘생태전환교육’과 ‘민주시민교육’을 강화한 것을 두고서도 진보·보수 교원단체 간 극명한 입장 차를 보이고 있다. 교육부는 생태·민주시민교육을 모든 교과와 연계해 관련 교과 내용을 재편하고, 노동인권교육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윤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회장은 “심지어 예체능 과목에서도 민주시민교육의 주요 개념과 연결되는 작품 감상이나 활동을 강제하는 구체적 방법론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모든 교과에 민주시민교육 내용을 편제토록 하는 것은 특정 이념·가치의 과잉으로 비판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10. 개정 교육과정과 밀접히 연관된 대입제도 개편 논의는 어디까지 왔나?

교육부는 정책연구와 국가교육위원회 검토 등을 거쳐 2023년 상반기 대입 개편안 시안을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금과 같은 대입 전형을 운영하기에는 고교학점제 실시에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정책 연구를 진행 중”이라며 “2024년 2월 발표를 목표로 개정 교육과정 평가와 대입까지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고교학점제 도입 등 대대적인 교육과정 개정을 발표한 교육부가 대입 제도 개편은 다음 정부로 미뤘다는 점에서 정부가 파장이 큰 입시 문제를 회피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대입정책 4년 예고제’ 원칙에 따라 이때 발표된 입시 개편안은 지금 초등학교 6학년이 시험을 치르는 2028학년도부터 적용된다. 현재 중 1∼2학년 학생은 고교에서 학점제를 적용받지만, 입시는 현행 체제대로 치러야 한다.

박정경·최준영·권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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