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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李 “룰 어기며 하는 주장 응원…나도 전과자” 法治 허문다

기사입력 | 2021-11-17 11:35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주장을 펼치기 위해 ‘불법’을 불사해도 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 철학자나 시민운동가 입장에선 그럴 수 있을지 몰라도, 대한민국 정부의 최고 책임자가 되겠다는 인사로서는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다.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책무가 헌법 수호, 즉 국가 정체성 및 국토의 보존과 ‘법의 지배’ 실현인데, 여기에 배치되기 때문이다. 더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수많은 사람이 ‘정해진 룰’ 안에서 주장을 펼치고 공감대를 만들어 가는 것이 민주주의 국가의 원초적 근거인데, 이런 대전제 역시 무너뜨린다.

이 후보는 16일 기후 활동가들과의 간담회에서 “공동체의 협의된 룰을 일부 어기면서 이 주장을 세상에 알리는 것조차도 그럴 수 있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은 ‘석탄발전소를 짓는 두산중공업을 찾아 녹색 스프레이 칠을 하고 민·형사 제소를 당해 2300만 원의 벌금형에 처해졌다’ ‘대통령이 지나갈 때 도로에 뛰어들기도 했다’ 등의 경험담을 소개했다. 이 후보는 “그런 식의 삶도 응원한다”면서 “범법하는 때도 범법자로 몰릴 때도 있다. 그게 옳은지 그른지는 각자가 판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석한 양이원영 의원이 “조심하라고 해줘야 한다”고 조언했지만, 이 후보는 오히려 “나도 전과자”라면서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 후보가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전과 내역은 무고 및 공무원(검사) 사칭,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특수공무집행 방해 공용물건 손상, 선거법 위반 등 4건이다. 이 후보 발언의 전체 취지는 기후변화 대응 등 환경운동을 하는 청소년·청년 활동가들을 격려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더 일반인이 수용할 수 있는 합법적 방법으로 ‘투쟁’하라고 하는 게 옳다. 그러지 않고 자신의 신념이라는 이유로 막무가내로 행동하도록 부추기면 법치국가는 무너지고,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부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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