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접종자에게 자가격리 면제, 집합금지 적용 제외 등의 인센티브가 주어지면서 여행 재개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관심이 쏠리는 건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불가능했던 해외여행입니다.

일단, 정부가 국내에서 백신 접종을 마치면 해외여행 후 귀국 시 자가격리 의무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사실상 백신 접종 후 해외여행을 허용했습니다. 아직 문을 닫아건 나라가 많지만, 일부 국가들은 관광객의 자가격리 의무를 없애고 있습니다. 아예 입국 시 유전자증폭(PCR) 검사까지 폐지한 나라도 있습니다.

이쯤에서 오해가 있을까 싶어서 덧붙입니다. 백신 접종자의 자가격리 면제가 ‘입국장에서 툭툭 털고 바로 집에 갈 수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귀국 즉시 공항에서 PCR 검사를 해서 음성 판정을 받아야 합니다. 집으로 돌아오면 능동감시대상이 됩니다. 귀국한 지 6∼7일과 12∼13일째 되는 날에 각각 한 번씩 두 번의 PCR 검사를 해서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아야 능동감시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하나 더. 백신을 접종했더라도 남아공이나 인도 변이바이러스 유행국가를 다녀온 경우는 자가격리를 피할 수 없습니다.

해외여행 재개를 위한 조건이 무르익고 소비자들의 문의가 잇따르자 그동안 폐업하다시피 한 여행사들도 휴직 중인 직원들을 불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여행사들에 물어보니 코로나19로 허니문을 다녀오지 못했던 신혼부부와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의 문의가 가장 많다는군요.

백신 접종이 속도를 내면서 전국 지자체들도 팔을 걷어붙였습니다. 백신 접종자에게 시티투어를 공짜로 시켜주고, 버스를 빌리는 비용 일부를 지원하는 등의 혜택을 주겠다고 나섰습니다. 정부가 오는 7월 한 달을 ‘여행가는 달’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이 과정에서 백신 접종자 대상 단체 여행에 대한 지원과 혜택이 쏟아질 듯합니다. 여행 재개의 움직임은 반가운 일이지만, 백신 접종자 선별 지원은 좀 생각해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백신을 맞지 못하는 임신부나 소아·청소년, 혹은 예방 접종에 동의하지 않았거나 순서가 돌아오지 않은 이들에게는 자칫 차별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쟁적으로 인센티브를 내놓을 것으로 보이는 지자체를 상대로, 가이드 라인을 만드는 것도 고려해봤으면 합니다. 좀 더 조심스럽고, 체계적으로 새로 시작하게 될 여행을 준비했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