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브룩스 켑카가 2018년, 100주년을 맞은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대형 스코어 보드를 배경으로 ‘워너 메이커’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PGA투어 홈페이지

2017 이어 2018 US오픈 제패
두달후 PGA챔피언십도 정상에
2019년 디펜딩챔프로 거푸 우승
‘메이저 사냥꾼’의 강심장 과시

‘메이저 사낭꾼’으로 불리는 미국의 브룩스 켑카는 플로리다주립대 출신으로 준비된 대형스타였다. 2012년 유럽투어를 시작으로 프로의 길로 들어선 그는 2년 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합류한다. 그리고 3년 만에 메이저대회 챔피언이 된다. 켑카는 2017년 US오픈 우승에 이어 이듬해 2018년 다시 타이틀을 거머쥐어 2연패를 달성했다. 1988년 커티스 스트레인지(미국)에 이어 2번째로 US오픈을 2년 연속 우승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이인세 골프역사 칼럼니스트

2018년 US오픈 우승 후 두 달 뒤인 8월.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서쪽에 위치한 벨레리브골프장에서 100주년 PGA챔피언십이 열렸다. 우승후보 1순위는 켑카였다. 하지만 1라운드에서 1언더파를 친 켑카의 순위는 10위권 밖이었다. 2라운드는 오후에 심한 폭풍우가 몰아쳐 다음 날 오전으로 연기됐다.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켑카는 2라운드에서 대회 최저타인 63타를 쳐 3위로 올랐다. 경기를 못 마친 선수들이 토요일 오전에 마무리했지만 2라운드 순위는 변동이 없었다.

켑카는 오후에 이어진 3라운드에서도 쾌조의 컨디션을 과시하며 66타를 쳐 단독선두에 올랐다. 그의 우승을 막을 상대는 2타 뒤진 호주의 애덤 스콧. 켑카는 첫 홀부터 버디를 성공시켜 격차를 3타로 벌렸다. 하지만 복병은 또 있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였다. 4라운드에서 선두에게 4타 뒤졌던 우즈는 2, 3번 홀에서 연속 버디를 성공시켜 켑카를 추격했다. 4, 5번 홀에서 연속 보기를 범한 켑카에게 우즈는 1타 차로 따라붙었다. 우즈는 13번 홀까지 13언더파를 만들며 선두 켑카를 다시 1타 차로 압박했다. 스콧도 뒤질세라 켑카와 같은 14언더파로 처음 공동선두가 됐다. 켑카-스콧-우즈가 마지막 날 후반, 피 말리는 접전을 펼쳤다. 갤러리들은 근래 드문 명승부에 열광했다.

켑카의 심장은 강했다. 긴장할 만도 했지만 그는 노련했다. 15, 16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며 16언더파로 도망갔다. 반면 스콧은 연속 파. 우즈 역시 보기와 버디, 그리고 파에 그치면서 켑카와의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18번 홀에서 우즈는 버디를 했지만 14언더파로 2타를 뒤진 채 추격을 마무리했다. 스콧은 오히려 마지막 홀에서 보기를 범해 우즈에게 2위를 내주고 말았다.

16언더파인 켑카는 PGA챔피언십의 100번째 챔피언이 됐다.

켑카는 2000년 우즈가 작성한 US오픈에 이어 PGA챔피언십까지 한 해 메이저대회 2개를 동시에 우승한 두 번째 선수가 됐다. 켑카는 이듬해인 2019년 다시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면서 골프 사상 최초로 US오픈과 PGA챔피언십을 동시에 2연속 우승하는 새 기록을 세웠다.

골프역사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