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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논단]

‘AI 기반 정부’로 전환 시급하다

기사입력 | 2021-02-19 11:05

김태윤 한양대 정책과학대학 행정학과 교수

프랑스는 5년 전에 ‘디지털공화국법’을 제정해 국가 이념을 디지털로 구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우리는 디지털 전환보다 한두 걸음 더 뛰어야 한다. 정부의 수준이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업그레이드돼야 한다. 에너지·환경·기후·산업안전·위험물질·국방 등 모든 분야에서 전략·계획·기획·평가·사정·집행·모니터링·피드백 등의 결정에 가장 중요한 개념과 판단 기준을 산출하는 연산기가 있어야 한다. AI를 정부의 유능한 비서 또는 도서관으로 제공해 진정한 의미의 과학적인 증거 기반을 확보하자는 것이다.

첫째, 대격변의 시대에 과거의 통계는 이제 별 의미가 없다. 추정과 예측에 기반한 발 빠른 대응이 경쟁력의 필수 요소다. 결정이 지체되거나 혼동되면 치명적일 수 있다. 정부 의사결정의 중요한 파라미터들이 AI에 기반해 즉시 또는 미리미리 창출되고 드러나야 한다. 그래야 유능한 민간이 적응하면서 실력을 발휘할 수 있다. 지금처럼 얼렁뚱땅, 깜깜이 의사결정으론 국민이 더는 정부를 신뢰할 수 없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기준이 왜 5인인지 밤 9시인지 데이터에 기반한 과학적 근거도 사후 평가도 없었다.

둘째, 사실상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해졌다. 개인의 힘이 직접민주주의와 유사한 형태로 쓰나미처럼 몰려들 것이다. 수없이 많은 혼돈과 교란, 선동, 집단이기주의, 디지털 디바이드, 정보 왜곡과 조작, 사이버 포퓰리즘이 판을 칠 것이다. 정부 의사결정의 근거가 AI 수준으로 합리적이고 스마트해야 이러한 부작용을 견뎌낼 수 있다. 재난지원금의 규모와 대상이 반드시 정략과 투표공학적으로 결정돼야 하는 건 아니다. AI의 간단한 학습으로도 국민이 받아들일 만하고 지속 가능한 재정 규모와 지원 방식이 몇 가지 대안의 조합으로 산출될 수 있다.

셋째, 눈에 보이지 않는 희생을 줄여야 한다. 복잡한 현실의 인과관계를 추적해야 하는 정책은 고도로 전문적이며 양심적인 판단의 결과여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기존 이해관계자들과 정치권과 정부의 상호작용 과정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희생을 감당하는 측은 이 과정에 끼이지 못하는 일반 국민이다. 개인정보 보호를 예로 들어 보자. 일견 명분이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는 클라우드 보안인증제(CSAP)를 가동해 굴지의 글로벌 클라우드 회사(CSP)들이 공공과 의료 부문에 진출할 수 없다. 하지만 공공데이터의 경우 최대 10% 정도만이 개인정보로서 민감하다고 한다. 불필요하게 많은 양을 지키느라 너무 많은 비용을 치르는 것이다.

한편, 글로벌 클라우드가 1000여 개의 각종 서비스를 장착하고 있다면 국내 클라우드는 60개 정도의 비율이라고 한다. 나머지는 아마도 유료가 될 것이다. 재정 지출로 메울 것이니 그 또한 막대한 낭비다. 다른 측면에서는 서비스를 개발하는 청년들이 글로벌 업체와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경로를 닫아 놓은 것이다. 이렇게 눈에 보이지 않지만 엄청난 희생을 강요하는 정책이 많다. AI로 복잡성을 풀어내고 보여주면 국민 모두가 스스로 이해관계자가 돼 당당하게 정책 과정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정작 정부는 일선 행정 서비스를 더 빠르고 편리하게 하는 정도에 초점이 머물러 있는 듯해 안타깝고 불안하다. 최근 발표한 데이터기반행정법과 지능정보화기본법, 2021년 디지털 뉴딜 합동 사업설명회 등을 보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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