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사건 160만건 흐지부지
檢·법원서 결론 잇따라 뒤집혀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변호사 시절 택시기사 폭행 사건이 경찰의 ‘내사종결’로 처리된 것으로 논란이 일자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 경찰의 내사종결 등 사건 처리에 대한 감시와 통제 장치가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 비등하고 있다.

26일 경찰청의 ‘경찰 내사사건 처리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 간 경찰이 진정이나 신고, 첩보 등을 단서로 접수·처리한 내사 사건은 총 796만7939건에 달한다. 이 중 경찰이 범죄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거나 죄가 없다고 판단해 내사종결(내사 편철)한 건수는 160만313건으로 매년 접수된 전체 내사 사건의 평균 20%가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살펴보면 △2016년 183만5622건 중 37만6936건(20.5%) △2017년 162만7998건 중 31만9504건(19.62%) △2018년 149만7320건 중 28만6229건(19.11%) △2019년 157만294건 중 32만1219건(20.46%) △2020년(1∼11월) 143만6705건 중 29만6425건(20.63%)이었다.

그러나 이 차관 사건같이 경찰 수사 과정의 부실 대응이 드러나면서 경찰의 수사 역량은 국민의 강한 의심을 받고 있다. 이 차관 사건의 경우 경찰이 입건조차 하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했지만, 검찰에서 폭행 정황이 담긴 동영상 등 유력한 증거가 발견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경찰이 매년 처리하는 수십만 건의 내사종결 처분 가운데 이 같은 부실 수사나 자의적 판단에 따른 사건 처분이 전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올해부터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1차 수사종결권을 갖게 된 경찰의 ‘부실 수사’ ‘축소 수사’ 의혹을 막기 위해 경찰 내사 절차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쏟아지고 있다. 이호선(국민대 법과대학 교수) 사회정의를바라는전국교수모임 공동대표는 “경찰이 자의적 판단에 따라 내사 단계에서 사건을 덮는다면 힘없는 일반 시민들이 피해를 볼 것”이라고 우려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장 출신의 김종민 변호사는 “내사 착수와 종결 과정이 적절했는지 내·외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기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