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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급기야 韓銀서 돈 찍어 지원금 뿌리자는 與 이성 잃었다

기사입력 | 2021-01-25 11:40

코로나19를 빌미로 한 정부와 여당의 포퓰리즘이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 여권 대선 주자들의 선심 경쟁,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 하락 등이 겹치며 더욱 가속화하면서 이성을 잃는 양상까지 보인다. 급기야 한국은행에 돈을 찍게 해 뿌리자는 법안까지 나왔다. 민병덕 의원이 22일 대표 발의한 ‘감염병 극복을 위한 손실보상 및 상생 특별법안’은 보상금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국가가 적자 국채를 발행하고, 한은이 이 국채를 매입하며, 매입 금액은 정부에 이관해 지급하도록 명시했다. 취약계층 및 소상공인 손해 등을 지원 대상으로 하고, 손실보상금은 소급해 산정·지급토록 했다. 이 안대로라면 월 24조7000억 원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독일·일본 등도 소상공인 지원을 시행하고 있지만 한국은 여러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 무엇보다 발권력을 동원하면 그 부작용은 더 심각한 부메랑이 돼 국가 경제 근간을 뒤흔든다. 이 법안대로 한은이 막대한 돈을 풀면 시중 유동성은 민간은행의 신용 창출을 거쳐 그 몇 배로 불어나게 된다. 시중금리와 물가 급등에다 외국인 투자 이탈 및 국가신용등급 하락 등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게 뻔하다.

이런 발상이 일부 의원들의 일탈이 아니라는 데 더 큰 심각성이 있다. 재정 문제를 제기한 기획재정부를 향해 정세균 총리가 개혁 저항 세력으로 매도하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적게 쓰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라고 압박했다. 여당은 무조건 “기재부가 자영업자 보상 방안을 가져오라”고 윽박지른다. “재정은 화수분이 아니다”고 했던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24일 당·정·청 회의에 감기 몸살을 이유로 불참했지만 또 ‘홍두사미’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 지원 대책은 당연히 필요하지만, 국가 체계와 경제 원칙을 뒤엎으면 더 큰 재앙을 부른다. 정부·여당 움직임은 한은의 설립 목적을 물가 안정으로 규정한 한국은행법 제1조에 위배된다. 국가재정법에는 기재부가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돼 있다. 기재부와 한은은 망국적 포퓰리즘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이성 상실 사태를 바로잡을 최종 책임은 문 대통령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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