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 “ITC 균주 논쟁 종결” VS 메디톡스 “범죄 행위 명백”

일명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균주 출처를 놓고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의 갈등이 재점화했다. 두 회사의 균주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최종 판결 전문이 공개되면서다.

대웅제약과 메디톡스에 따르면 ITC위원회는 14일 74페이지 분량의 최종 판결 전문을 공개했다. ITC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제조공정 기술을 도용한 점을 관세법 위반과 처분에 대한 근거로 봤으나, 메디톡스의 균주 자체는 영업비밀 자격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대해 대웅제약은 ITC는 메디톡스의 균주는 영업비밀이 아니라고 최종 판단을 내림으로써 균주와 관련한 메디톡스의 주장을 일축했다는 입장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공정기술 침해 관련 ITC의 결정이 명백한 오판임을 연방항소법원에서 입증, 모든 오류를 바로잡을 것”이라고 밝혔다.

메디톡스는 균주가 영업비밀로 인정받지 못한 점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표하면서도 범죄행위가 밝혀졌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유전자 분석으로 대웅제약의 균주가 메디톡스로부터 유래했다는 사실이 밝혀졌으나, 균주가 영업비밀로 인정되지 않아 ITC 규제 대상이 되지 않은 것”이라며 “제조공정 기술은 영업비밀로 도용했다는 사실이 명백히 밝혀져 수입금지 조처가 내려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대웅제약은 이에 대해서도 “많은 전문가가 분석 방법에 한계와 오류가 있다고 지적한다”며 반박했다.

메디톡스는 ITC 판결을 근거로 대웅제약에 균주에 대한 제조공정 사용금지 및 권리 반환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미 생산됐거나 유통 중인 제품의 폐기와 배상도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원료인 보툴리눔 균주 출처를 두고 갈등을 빚고 있다.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과 ‘나보타’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앞서 ITC는 지난해 12월 16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균주 영업비밀 침해 소송과 관련해 “대웅제약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가 관세법 337조를 위반했다”며 21개월간 미국 수입금지 명령을 내렸다. ITC는 통상 판결 이후 약 10근무일이 지난 뒤 최종 결정문을 공개한다.

곽선미 기자 gs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