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파우치도 백신 접종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의 최고 권위자인 앤서니 파우치 국립보건원(NIH) 산하 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이 22일 메릴랜드주 NIH 의료센터에서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파우치 소장이 접종받은 백신은 21일 미국에서 접종이 시작된 모더나이고, 전날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맞은 백신은 화이자·바이오엔테크 제품이다. AP 연합뉴스

美, 국방물자법으로 원료 공급
수천만회 추가백신 납품받기로

韓은 화이자와 계약조차 못해
내년 상반기 도입 사실상 불가
1092명 … 사흘만에 네자릿수

22일(현지시간) 미국 정부가 글로벌 제약사 화이자로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최소 수천만 회 추가로 공급받기로 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우리나라의 내년 1분기 화이자 백신 도입 가능성은 더욱 불투명해지게 됐다. 이날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사흘 만에 다시 1000명대로 진입하는 등 최악의 대확산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화이자 측과 코로나19 백신 투여분을 최소 수천만 회 추가로 공급받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계약에는 백신 공급의 대가로 미 행정부가 화이자 측이 공급량을 늘리는 데 필요한 접근권을 보장해주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이 과정에서 국방물자생산법(DPA)을 동원, 화이자가 백신 생산에 사용되는 9가지 특수 제품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게 지원한다. 계약 내용은 이르면 23일 중 공개될 전망이다.

한국의 경우 아직 구매 계약을 확정하지 못한 상태로 화이자 백신 도입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내년 상반기 중 도입 목표를 밝혀 왔지만 전 세계 국가에서 이미 확보한 물량은 미국의 추가 공급 물량을 제외하고도 약 8억 회 분에 달하고, 화이자의 내년 생산 목표가 13억 회 분량인 데 비춰보면 화이자 백신의 상반기 도입은 거의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23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92명 늘어 누적 5만2550명이 됐다. 전날(867명)보다 225명이 급증하면서 다시 1000명대로 진입했다.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 발생이 1060명, 해외 유입이 32명이다. 사망자도 17명이 늘면서 739명에 달했다. 수도권은 이날 0시부터 5인 이상 모임이 금지됐다. 오는 24일 0시부터는 전국에서 5인 이상 인원의 모임이 금지된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중대본 회의에서 “국민께 큰 불편과 고통을 드리면서까지 시행하기로 한 특별대책인 만큼 철저히 실천해서 반드시 소기의 성과를 내야 하겠다”며 “국민 여러분께도 적극적인 협조와 동참을 다시 한 번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최재규·장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