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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 기고]

대북전단금지법 ‘재개정’ 권고한다

기사입력 | 2020-12-17 12:00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보편적 가치인 표현 자유 침해
세계인권선언 19조 위반 여지
징역형까지 부과한 것은 과도

접경지 위협 감소 필요하지만
제3국 국경 활동을 규제하거나
정보 전달 포괄적 금지가 문제


최근 대한민국 국회에서 통과된 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이른바 대북전단금지법안)은 북한 주민들의 삶을 향상시키려는 목적에서 이뤄지고 있는 탈북자들 및 시민단체의 다양한 활동에 엄격한 제한을 가하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은 세계인권선언 제19조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 보장 차원에서 보호되는 것들이다. 이런 관점에서 남북한 사람들이 국경에 상관없이 정보와 사상을 주고받을 권리는 보장돼 있다. 한국이 준수해야 할 국제인권법에 따르면, 표현의 자유 제한은 반드시 법에 의해 규정돼야 하며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선 구체적 필요성이 적시돼야 한다. 그 제한은 동기와 행동에 대한 엄격한 규정 속에서 이뤄져야 하고, 그에 따른 비례적 억지력도 수반돼야 한다.

이 개정안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전단 등을 살포하는 행위를 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형을 명시하고 있다. 이 조항은, 행동이나 활동을 제한하기 위해선 반드시 최소한의 저지 수단을 써야 한다는 점에서 비례성의 원칙에 위배될 수 있다. 또한, 민주주의 사회의 주춧돌(cornerstone)인 표현의 자유에 기초한 활동을 제어하기 위해 징역형을 부과하는 것은 자유민주주의 체제에선 과도한 조치다. 법안은 법률의 다른 방법으로 제재하는 대신 징역형으로 처벌해야 하는 정당한 이유를 제시하지도 않았다.

특히, 개정안은 금지되는 구체적 행위를 특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명확성을 결여하고 있다. 단지 “전단 등이라 함은 전단, 물품(광고선전물·인쇄물·보조기억장치 포함), 금전 또는 그 밖의 재산상 이익”이라고 일반적으로 열거하고 이것을 살포하는 여러 행위(제4조 5·6항으로 ‘살포’라 함은 선전·증여 등을 목적으로 전단 등을 승인 없이 북한의 불특정 다수인에게 배부하거나 북한으로 이동시키는 행위를 말한다고 적시하고 있음)를 나열하고 있을 뿐이다. 이 같은 불확실하고 모호한 조항은 국제 인권 기준에 배치되는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판단의 재량(margin of appreciation)을 허용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자의적으로 해석될 여지를 남겨선 안 되는 것이다.

나아가 보편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필요성이 요구된다. 표현과 위협 사이에서 제기되는 즉각적이고 절박한 연관성이 입증돼야 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접경지 일대에서 국민의 생명이나 신체에 위협이 되는 행동의 방지 필요성은 정당한 목적이다. 그러나 시민단체의 접경지 활동과 그러한 위협 간의 직접적이고 긴급한 관련성은 입증되지 않았다. 몇 년 전 전단 관련 사건이 있었을 뿐이다.

더 나아가 인명이나 신체에 가해질 위해나 심각한 손해의 방지 필요성은 제3국에서의 그 같은 활동을 방지하는 것으로까지 적용돼선 안 된다. 이 법에 명시된 그 같은 제한은 시민단체가 제3국 접경지에서 진행하는 북한 주민 보호 활동까지 제한하고 있다. 당초 이 법안은 군사분계선(MDL) 지역 주민들을 위해 필요하다는 주장에 근거해 제안됐음에도 그렇게 확대된 것이다.

법안에는 국경지대에서 영향을 주는 탈북자의 활동을 제한할 필요성까지 명시돼 있다. 탈북자들이 남북합의를 위협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남북합의는 몇몇 조항에서 국가안보적 필요성 차원에서 해석될 수 있고, 그것은 국제인권법 차원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근거가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북합의에서 중지가 언급된 탈북자들의 활동은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확성기 방송 및 전단살포 금지뿐이다. (남과 북은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단한다는 판문점선언 제2조 1항 참조) 이 같은 이유에서 제3국을 포함한 다른 모든 접경지에서 시민단체들의 활동은 표현의 자유 측면에서 보호돼야 한다.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채 그저 적대행위로 간주된다는 이유로 법에 의해 금지돼선 안 된다.

개정안은 국제 인권 기준에 근거해 대한민국 국회에서 민주적 토론에 따라 마련된 법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언급한대로 법안에는 결점이 너무 많다. 따라서 이런 판단에 따라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으로서 이 법이 시행되기 전에 민주적 기관(democratic institution)이 적법 절차에 따른 검토를 거쳐 보완할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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