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진단기기 업체도 ‘날개’

지난 2일 우리나라가 국제표준화기구(ISO)에 제안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감염병 진단검사 기법과 관련한 표준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것은 국내 진단기기 업체들의 해외시장 진출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국제표준의 선점은 해당 분야에서 기술우위에 있다는 의미로, 우리나라의 감염병 진단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번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된 이래 우리나라 진단기기 업체들의 제품 수출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30일 기준 수출용 코로나19 진단시약은 현재 유전자 검사 105개, 항원 검사 44개, 항체 검사 72개 등 221개 제품이 허가돼 있으며, 전 세계에 총 4억9679만 명 분이 수출됐다.

올해 초부터 11월까지 총수출 금액만 22억7000만 달러(약 2조5000억 원)로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수출은 7월 이후 전 세계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10월과 11월에 연이어 월별 수출 최고치를 경신했다. ‘K-방역’의 성과로 아예 새로운 수출시장이 열린 것이다.

수출 국가별로 보면 인도(15.6%), 독일(13.2%), 네덜란드(9.6%), 이탈리아(7.8%), 미국(5.2%) 등으로 상위 5개 국가가 전체 수출액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수출 국가도 1∼3월 83개 국가에서 11월까지 총 170여 개 국가로 지속적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최근 우리나라의 진단검사기법이 국제표준으로 채택된 만큼 앞으로 인지도 상승 등 효과로 더욱 수출이 증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진단시약 수출이 확대되는 과정에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역할이 컸다. 식약처는 기존 수출용 허가 제품들이 안전성·유효성 관련 자료를 면제받는 것과 달리 진단시약에 대해서는 성능을 입증하는 최소한의 자료를 함께 제출토록 해 검토 후 허가했다.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우려가 큰 상황인 만큼, 국산 제품의 품질이 국가 위상을 자칫 훼손시킬 수도 있다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