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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약처, 빅데이터 개방… 혁신 생태계 구축

현행 정보시스템 기능 대폭보완
최첨단시대 발맞춰 행정 효율화

자신이 복용 의약품 금기사항
앱으로 간편하고 손쉽게 확인

업계, 소비자수요·규모 파악
신제품 출시·제품 개발 도움

#40대 초반의 A 씨는 출근하기 전 자신이 복용하는 의약품에 대한 오늘 하루 금기사항을 미리 앱으로 확인한다. 빅데이터를 통해 개인별 맞춤 정보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또 자녀의 보육 시설에서 등록한 식단의 영양정보 또한 아이의 알레르기와 상충이 있는지 점검한다.

#민간 의료기기 연구원인 B 씨는 출근 후 정부가 오픈한 연구 데이터를 확인하는 게 일과의 시작이다. 정부의 1000억 원대 연구·개발(R&D) 사업의 결과를 한눈에 볼 수 있어 현재 연구 과정에서 중복 조사의 수고를 더는 것은 물론 연구 방향성을 정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기존 의료기기 허가 제품의 특징은 물론 부적합 사례도 오픈돼, 제품 출시를 준비 중인 B 씨의 회사도 제품 개발 및 제조관리에 빅데이터를 적용하면서 효율성이 높아졌다.

이는 정부가 데이터 융합과 개방으로 식품과 의약품 혁신 생태계 구축을 추진하면서 앞으로 머지않은 시점에 가능해질 가상 시나리오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첨단 시대에 맞춰 바이오 헬스 분야 빅데이터를 활용해 행정 효율화는 물론, 데이터 개방을 통해 학계와 산업계 활성화도 도모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데이터 융합개방은 식의약 분야 안전 관리도 강화할 수 있다. 기존에는 이슈가 발생하면 정보 수집과 자료를 분석하고 평가해 대응했다면, 빅데이터 생태계 구축 이후에는 다양한 증거를 통해 부작용 발생 경향과 실마리 정보의 능동적 모니터링으로 부작용 의심 제품을 집중 안전관리해 부작용을 사전에 차단할 수도 있을 전망이다.

◇빅데이터 시대 도래, 혁신 요구 = 그동안 바이오헬스 산·학계는 식약처가 보유하고 있는 산업동향 정보와 국제기준에 맞춘 정제된 빅데이터를 요구해왔다. 업계는 신제품 개발과 신속한 허가를 위해 제품 유형별 생산·수입·수출과 위해사례 동향, 점검 부적합 사례와 허가 보완 필요사항이 필요했다. 학계도 제품분류 등을 국제기준에 맞춰 해외 정보와 연계해 분석 가능한 데이터 개방을 원해왔다. 정부 입장에서도 안전관리 영역이 확대되면서 빅데이터를 통해 감시역량을 집중해야 하는 분야를 찾아내는 행정의 효율화가 필요했다. 특히 디지털 뉴딜이 본격화되고 데이터기반행정법이 오는 12월에 시행될 예정이어서 빅데이터 생태계 구축은 더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데이터기반행정법은 높은 수준의 품질과 관리체계를 갖춘 공공 빅데이터 인프라 구축, 데이터를 활발하게 활용하고 적극적으로 개방하는 것이 기조다. 대내외 환경도 혁신을 요구해왔다. 국제적으로 대량·고품질의 데이터를 활용해 의사결정의 근거를 마련하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데이터 시대가 도래했다. 업계 역시 미래 먹거리 산업인 바이오·헬스 분야에 신제품 개발과 안전성·효과성을 입증하기 위해 이미 자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분석하는 데 투자하고 있다. 식약처 역시 집중관리대상 업소 선별,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한 마약류 오남용 방지 등 데이터를 활용한 업무를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데이터 개방·연계·활용 중심 패러다임 전환 추진 = 식약처는 새로운 환경과 데이터 수요의 효과적 대응을 위해 ‘빅데이터정책분석팀’을 지난 8월 신설, 데이터 정책에 대한 강력한 추진 구조를 마련했다. 빅데이터정책분석팀은 △식의약 공공데이터·빅데이터에 관한 기획·발굴·제도 마련 △데이터 플랫폼 구축·수집·제공 등 개방·활용 지원 △빅데이터·통계기반 정책분석 등을 수행한다. 우선 2021년에 ‘데이터 융합·분석 플랫폼 구축 정보전략계획(ISP)’ 사업을 시작으로 식의약 데이터 전반에 대한 정비와 진단을 하고, 데이터 개방·연계·활용 중심으로 패러다임 전환을 추진한다.

첫 번째로 대량·고품질 데이터를 관리 활용하기 위해 인적 및 물적 인프라를 마련한다.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관리 조직과 인력을 확보하고, 데이터 정비 사업도 추진한다.

두 번째로 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도 지원한다. 정부는 데이터 활용 중심으로 식약처 안전관리 업무 프로세스를 재설계하고, 민·관·산·학계 전문가와의 협력과 자문을 통해 데이터 활용 수요를 추가적으로 파악하고 각종 수요에 대한 평가와 검증을 거쳐 내실화를 확보한다.

마지막으로 연구자용 데이터베이스(DB)를 구축해 이를 개방하고 공유하는 단계다. 연구자용 DB를 별도 구축해 식의약 업계 및 학계에서 신제품 개발과 안전성·유효성 입증, 안전에 관한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한다. 특히 다양한 정보를 공통된 표준으로 융합해 손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정제하여 개방, 기존의 그대로 공급하는 1차원적 데이터 제공에서 탈피한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