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카미코 스미스. PGA투어 홈페이지 영상 캡처

35세의 유리회사 직원 카미코 스미스(버뮤다)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 대회 출전의 꿈을 이뤘다.

PGA투어에 따르면 29일(한국시간) 버뮤다 사우샘프턴의 포트 로열 골프 코스에서 개막하는 버뮤다 챔피언십(총상금 400만 달러)에 출전하는 스미스는 지역 유리 회사인 커머셜 글라스 앤드 알루미늄이라는 곳에 다니는 직원이다. 스미스는 새벽 4시부터 체육관에서 운동을 시작,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 30분까지 업무를 보고 이후 저녁 시간을 활용해 골프 연습을 한다.

스미스가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기량을 뽐내는 PGA투어에 출전하게 된 건 이달 초에 열린 예선 대회에서 2라운드 합계 1언더파를 쳐 5타 차로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버뮤다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스미스는 특히 대회장인 포트 로열 골프 코스 4번 홀과 가까운 곳에서 살았다. 스미스는 PGA투어와 인터뷰에서 “담장 하나만 넘으면 바로 4번 홀이 나왔다”며 “예선 대회에 나갈 때 회사로부터 2주 휴가를 받았는데, 투어 대회 본선까지 나가게 되면서 또 2주 휴가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클럽 보조 프로로 일하거나 레슨, 미니투어 출전 등으로 골프와 인연을 이어가던 스미스는 “회사에서는 문이나 창문, 강풍 대피소 등을 설치하는 일을 한다”며 “골프와 회사 일을 병행하는 것은 좀 불안정한 면이 있다”고 밝혔다. 스미스는 그러나 “나의 열정을 이어가도록 도와주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고 덧붙였다. 2013년부터 프로로 활동한 스미스는 4개월 전 유리 회사에 취직했다.

스미스는 5세 때 집 근처인 4번 홀에서 사람들이 골프를 치는 모습을 보고 흥미를 느꼈다. 스미스는 그리고 9세 때 골프장 직원의 도움으로 클럽을 잡은 뒤 연습 레인지에 가보기도 하는 등 골프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스미스는 2013년 버뮤다 벨몬트 힐스 골프클럽 소속 프로로 일했고 이후 미국으로 건너가 플로리다주와 텍사스주 등의 골프장에서도 근무했다. 스미스는 올해 2월 버뮤다로 돌아와 터틀 힐 골프클럽에서 열린 파3 대회에 출전했는데 이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버뮤다에 머물면서 직장을 구하고, PGA투어 예선 대회에도 도전했다.

스미스는 버뮤다 챔피언십 1라운드를 벤 테일러(잉글랜드), 세스 리브스(미국)와 함께 치른다. 스미스는 2021년에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APGA라는 미니 투어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 계획이다. 스미스는 “어릴 때부터 자란 홈 코스에서 열리는 대회에 나가게 돼 기쁘다”며 “버뮤다의 모든 사람에게 자랑스러운 결과를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허종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