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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산업부 조직적 자료 폐기와 허위 진술 ‘몸통’ 밝혀내야

기사입력 | 2020-10-16 11:52

최재형 감사원장의 15일 국정감사 답변은 그 자체로 충격적이다.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폐쇄를 둘러싼 공방이 확산됐고, 국회가 국회법(제127조의2 규정)에 의거해 감사원에 감사를 요구했다. 그런 만큼 공무원들은 국민과 국회 앞에 사실을 있는 그대로 소명해야 할 의무가 더 막중하다. 그런데 감사 요구 이후에 피감 기관들이 자료를 대거 삭제했다는 것이다. 담당자들이 일제히 그런 것으로 보아 조직적으로 진행됐을 것임이 분명하다. 피감 기관은 산업통상자원부를 필두로 원자력 및 에너지 관련 공공기관들을 의미한다. 자료 삭제만으로도 국기를 흔드는 엄중한 조직 범죄다.

월성1호기 조기 폐쇄 결정 타당성에 대한 감사와 관련, 최 원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회 감사 요구 이후 산업부 공무원들이 관계 자료를 모두 삭제해 복구에 시간이 걸렸고 진술 받는 과정도 상당히 어려웠다”고 증언했다. 국감 답변은 선서 뒤 이뤄지는 것으로, 위증 땐 처벌도 받게 된다. 최 원장은 또 “피감 기관 공무원들이 자료 삭제는 물론이고, 조사 과정에서 사실대로 말도 하지 않았다”고 거듭 밝혔다. 산업부 장관 등 피감사자들이 수개월 지속해온 진술을 막판에 뒤집기도 했고, 심지어는 사실을 감추기 위해 허위 자료를 내기도 했다고 한다. 감사 대상인 공문서를 폐기하고 허위 진술을 한 것은 감사를 넘어 수사 대상이다.

국회는 지난해 10월 월성1호기 감사를 요청했다. 국회법에는 3개월 이내에 국회에 보고하도록 돼 있다. 연장하더라도 추가로 2개월 감사한 뒤 보고해야 한다. 그런데 여러 이유 때문에 1년을 넘겼다. 이제 그 이유가 감사원장 증언을 통해 일부 밝혀진 것이다. 집단적으로 자료를 삭제했다면 조직적 증거 인멸이고 감사 방해다. 실무 공무원 차원에서 결정됐을 수가 없다. 장·차관은 물론이고 청와대 등 이른바 ‘몸통’까지 철저히 밝혀내야 한다. 감사원의 권한 밖이라면 수사를 의뢰하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야 할 것이다.

최 원장은 “법사위가 의결해주면 감사 과정에서 수집한 자료와 진술 내용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앞에 당연히 공개돼야 한다. 탈원전은 문재인 대통령 공약에서 출발했지만,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월성1호기 문제는 탈원전 정당성과 타당성을 가늠할 시금석이다. 늦었지만 최 원장 예고대로 19, 20일 감사 결과가 굴절 없이 발표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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