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학생이 용변을 보고 있는 화장실의 문을 장난삼아 열어젖힌 동급생 여학생들이 경찰 조사를 받는다.

8일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남녀 공학인 모 고교에 재학 중인 A(18) 양 등 여학생 2명은 지난달 11일 낮 12시 30분쯤 교내 남자 화장실에서 동급생 B(18) 군이 용변을 보고 있는 칸의 문을 열고 달아났다. A 양 등은 흡연을 하기 위해 남자화장실에 들어갔으며, 당시 용변 칸은 잠금장치가 고장 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성적 수치심을 느낀 B 군은 교사에게 이 같은 사실을 털어놨고, 교사는 교칙에 따라 경찰에 ‘법적 처벌기준을 판단해달라’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경찰은 전날 B 군을 불러 정확한 경위 등을 조사했으나, A 양 등이 성추행 의도를 갖고 있지 않았던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당초 B 군의 성적 수치심을 고려해 검토했던 ‘성 목적 공공장소 침입’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B 군 측이 A 양 등의 처벌을 강하게 주장할 경우엔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 조성’ 등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A양 등 2명에 대한 조사를 마친 뒤 입건 여부 등을 결정하기로 했다.

광주=정우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