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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누가 이겨도 대혼란

박민철 기자 | 2020-09-21 11:49

박민철 국제부 차장

미국 대선(11월 3일)이 43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후보 가운데 그 누구도 승자를 예측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바이든 후보는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3∼4%포인트 앞섰지만, 대선 당일까지 승기를 지속할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 대선 D-100일 전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보다 9%포인트 이상 앞섰던 바이든 후보의 지지율이 모래성처럼 허물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처 실패와 흑인 소요 사태 등이 겹친 ‘반 트럼프’ 영향을 희석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리고 있다. 사업가로서 승부사 기질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 프리미엄을 최대한 활용해 대선 코앞에서 ‘옥토버 서프라이즈(October surprise)’로 명명한 코로나19 백신 출시 이벤트로 유권자의 이목을 끌려고 하고 있다. 최근 텍사스를 비롯해 플로리다까지 두 후보 간 여론조사가 오차 범위 내 혼전 양상을 보이는 것도 이 같은 기대감 때문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우편 투표율이 2016년 25%에서 올해는 50%까지 높아질 수 있다. 이번 대선에 우편 투표가 승패를 가름하는 최대 변수로 떠오르면서 미국 전체가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결국 미 대선은 득표율 1위를 한 후보에게 선거인단 전체를 몰아주는 ‘승자독식제’를 따르기 때문에 경합 주의 우편투표 결과가 큰 변수다.

우편 투표 논란의 핵심은 3가지로, 우편 투표 개표 지연과 무효표·중복 투표 가능성 그리고 연방 정부가 아닌 주 정부의 주관적 판단 가능성이다. 첫째, 우편 투표의 개표 완료가 대선 당일에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미시간, 위스콘신 주 등은 우편 투표함이 당일 검표소에 도착해야만 표를 인정하지만, 캘리포니아, 텍사스주 등은 투표 당일의 연방우체국(USPS) 소인이 찍히면 된다. 둘째, 중복 투표와 무효표 문제다. 우편 투표는 유권자 모두에게 투표용지를 미리 배부하고, 기표한 투표용지를 사전에 우편으로 보내거나 투표일에 직접 투표소에 제출하는 제도다. 지난 6월 조지아주 예비선거에서 1000명이 우편으로 부재자 투표를 보낸 후 선거 당일 투표소에서 중복 투표 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펜실베이니아 주에선 올해 4만3000명의 우편 투표 무효표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이곳에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를 4만4000여 표 차이로 이겼다. 셋째, 우편 투표 제도는 주 정부에서 주관하고 최종 결정을 내린다는 점이다. 위스콘신의 주의회는 공화당이, 주지사는 민주당이 양분하고 있어, 우편 투표 개표 과정에서 서로 다른 결과를 내놓을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 투표를 ‘사기투표’ ‘부정선거’라고 주장한다면 대선 패배 시 이를 빌미로 불복할 가능성까지 내비쳐 민주주의 근간을 흔들 가능성도 있다.

미국의 보편적인 공공서비스로 일컫는 USPS가 지방 가정집까지 우편을 전달한 것은 1913년부터다. 핵심 업무는 신문 배달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승리를 위해 100년 넘게 유지돼온 USPS를 무력화하고 우편 투표를 부정한다면 역시 막장 정치로 볼 수밖에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 경우 4년간의 막장 드라마가 연장될 것을 생각하니 솔직히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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