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 모 씨 병역 특혜 의혹으로 여론이 악화하자 추 장관은 물론 문재인 정권 전체가 나서 막무가내로 뒤집기를 시도하고 있다. 추 장관은 14일 국회에 나와 “저와 아들이 가장 큰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은 보좌관의 휴가 연장 관련 전화에 대해 “시킨 일이 없다”고 주장했고, 통화를 확인했느냐는 질문에는 “확인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민원실로 부모가 전화했다는 국방부 발표에 대해 추 장관은 “나는 그런 사실이 없다”면서도 “남편에게는 물어볼 형편이 안 된다”고 변명했다. 비상식을 넘어 국민을 우롱하는 궤변이다. 보좌관·남편에게 확인하면 사실이 드러나기 때문에 답변을 회피한 것이다. 심지어 평창동계올림픽 통역병 선발 청탁 의혹에 대해 “능력을 가진 아들을 제비뽑기로 떨어뜨렸다”는 적반하장엔 말문이 막힌다. 추 장관 측의 청탁 때문에 시험에서 추첨으로 선발 기준이 바뀌어 불이익을 본 카투사 장병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없다.

지난 9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국방부 차관 등의 회동을 계기로 여권은 당·정·청이 총동원돼 추 장관을 옹호하고 있다. 국방부가 바로 다음 날 서 씨 휴가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했고, 청와대는 11일 추 장관 해임 청원에 답하는 형식으로 신임 의사를 밝혔다. 추 장관이 13일 페이스북에 ‘송구하다’는 글을 올리자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사실관계는 많이 분명해졌다”고 했고, “민망하다”던 정세균 국무총리는 “경질할 이유가 없다”고 감쌌다. 8개월 동안 수사를 미적거리던 서울동부지검은 평일이 아닌 주말과 휴일을 틈타 보좌관과 서 씨를 소환 조사했다. 이런 식이면 친 정권 검사들이 장악한 동부지검은 추 장관 글대로 ‘절차상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릴 것이 자명하다.

추 장관 ‘무죄 만들기’에는 공익과 피해자 편에 서야 할 국민권익위원회까지 나섰다. 권익위는 14일 추 장관의 직무와 검찰의 아들 수사는 이해충돌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조국 전 장관 때와 정반대다. 권익위는 특혜 의혹을 제기한 당직병의 보호 요청에 “공익신고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정했다. 위원장은 민주당 의원 출신이고, 추 장관 보좌관 출신이 비상임위원이다 보니 ‘코드 결정’을 남발하고 있다. 공익제보 청년을 범죄자로 덮어씌우고, 당·정·청과 ‘충견’ 검사들이 막으려 하겠지만 진실을 덮을 순 없다. 이런 행태가 추 장관 아들 의혹을 넘어 문 정권 ‘국정농단’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