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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추미애와 法無部 폐해

정충신 기자 | 2020-09-15 11:36

정충신 정치부 선임기자

“드러난 의혹으로 볼 때, 둘 다 반칙왕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최근 방송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딸 입시 부정 의혹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황제휴가 논란의 공통분모를 ‘반칙왕’으로 규정해 논란이 뜨겁다. 조국·추미애 사태에서 드러난 아빠 찬스·엄마 찬스에 대한 국민의 엄청난 실망과 분노 등 민심이반을 반영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본인(추 장관 아들) 부대 복귀 날 집에 앉아서 전화 받고, 엄마 보좌관 시켜서 휴가 연장 문의하고, 서류도 없이 연장되고 이게 일반 국민은 불가능하다. 정당 대표에 법무부 장관직에 있는 분이 앞장서서 사회의 정의와 법치를 파괴하고 무너뜨렸다면 굉장히 심각한 사안”이라는 게 이유다. 법무부 장관은 법과 사회정의 수호자로, 부정부패를 척결하고 정의 사회 구현을 위한 최후의 보루로 청렴·결백·공명정대한 윤리의식을 갖춘 인사에게 주어지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 이 정부 들어 전·현직 법무부 장관이 사이좋게 ‘반칙왕’ 오명을 뒤집어쓴 채 수사와 재판 당사자가 됐다. 고금을 통틀어 세계 헌정사상 유례를 찾기 힘들다. 추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법치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공정은 사라지고 반칙과 특권이 난무하게 될 것”이라며 ‘반칙 없는 사회’를 강조했다. 국제사회는 ‘반칙왕 의혹 당사자가 법무부 장관직을 맡는 이상한 나라’라며 경이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과거 정부 같으면 위법성 여부를 떠나 공직자 윤리 측면에서 이 정도 의혹만으로도 자진 사퇴하는 게 도리였다. 그런데 사퇴는커녕 내가 아니면 검찰개혁 완성은 힘들다며 더욱 박차를 가하겠노라고 목청을 높인다. ‘코로나 블루’로 심신이 지친, ‘빽’ 없고 힘없는 일반 국민은 좌절과 허탈감, 분노로 탈진할 지경이다. 전·현직 장관이 반칙왕 논란에 휩싸인 그 자체가 ‘공정과 정의’ 사회 구현을 학수고대해온 촛불 민심에 대한 배신으로 받아들여지는 걸 이 정부는 깨닫지 못하는 것 같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문 정부에선 법무부 장관이 불공정 바이러스 슈퍼 전파자”라며 “전·현 법무부 장관이 교육·군복무 불공정 특혜로 민심의 역린을 건드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조국과 추미애가 아니면 대통령이 그렇게 하고 싶어 하는 소위 검찰개혁을 할 사람이 정권에 단 한 사람도 없는가”라고 물은 뒤 “바닥 수준의 도덕성과 민심 외면이 문재인 정권 법무부 장관의 필수 자격이냐”고 탄식했다. 이러다간 대한민국 법무부(法務部) 표기가 법무부(法無部)나 무법부(無法部)로 바뀌는 건 아닌지 우려 목소리가 높다. 추 장관은 장관 부임 직후부터 자신과 여권 인사들에게 불리한 권력형 비리 수사 등을 한 검사들을 좌천시키고 입맛대로 처리한 검사들을 영전시키는 등 수차례 검찰 대학살로 논란을 키웠다.

지난 8월 지검장 등 간부들이 친정부 성향 인사들로 물갈이돼 편파수사 논란이 이는 서울동부지검은 추 장관 아들 입원 병원 압수수색을 방해하는 등 마치 법무부 장관 호위무사, 친위대처럼 행동해 ‘추 장관 무죄 만들기’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자초하고 있다. 이러다간 검찰이 반칙과 특권 의식에 오염돼 정권의 충견(忠犬)으로 전락, 공정성·중립성이 핵심인 진짜 검찰개혁 대신 짝퉁 검찰개혁의 희생양이 되고, 검찰개혁은 산으로 가 국정농단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무부(法無部)의 폐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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