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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일기자의 여행]

‘태풍 심술’도 비켜간 그 섬… 위안과 설렘 ‘내 마음에 저장’

박경일 기자 | 2020-08-27 10:20

인천 영종도 북쪽의 작은 섬 모도의 배미꾸미조각공원 앞 해안에 설치된 조형물 ‘버들선생’. 굵은 철사를 붙여 버드나무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조형물 위로 인천공항을 이륙한 비행기가 지나가고 있다. 버드나무 형상 조형물의 높이는 3.2m. 바닷가에 서 있는 사람과의 거리 때문에 더 커 보인다. 인천 영종도 북쪽의 작은 섬 모도의 배미꾸미조각공원 앞 해안에 설치된 조형물 ‘버들선생’. 굵은 철사를 붙여 버드나무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조형물 위로 인천공항을 이륙한 비행기가 지나가고 있다. 버드나무 형상 조형물의 높이는 3.2m. 바닷가에 서 있는 사람과의 거리 때문에 더 커 보인다.


■ ‘五色매력’ 영종도

구읍뱃터서 차 타고 바닷길로
월미도까지 저렴하게 이동
여객선 위에선 갈매기 구경도

손님 뚝 끊긴 섬의 새 호텔들
파격적인 가격에 숙박 가능
중심가·작은 섬 접근성 뛰어나

코로나 때문에 한가한 해변
이국적 분위기 속 낙조 감상도
해안가 탐방로 기암도 ‘압권’



한시도 방심을 허락하지 않았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록적인 장마로 여름 휴가여행의 타이밍을 놓친 이들에게 여기를 권하고 싶었습니다. 급속도로 확산하는 코로나19와 태풍의 여파로, 앞으로 한동안 권유를 유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지만 말입니다.

교통체증이 없고, 비용부담이 적으며 유사(類似) 해외여행의 기분까지 만끽할 수 있는 여행지. 바로 인천의 영종도입니다. 대도시 인천은 당연하게 바다를 끼고 있습니다만, 인천이 환기하는 바다는 휴양이나 낭만과는 거리가 있었습니다. 검은 기름이 뜨는 용도 폐기된 바다, 혹은 쇳내 나는 분단과 경계의 바다에 가까웠지요. 좀 너그럽게 보아준다 해도 여행의 판타지를 전혀 자극하지 못하는, ‘도시에 편입된 바다’였지요.

인천을 찬찬히 보게 한 건 감염병이었습니다. 좁아진 이동반경이 가까워서 무심했던 곳의 매력을 다시 꺼내어 보도록 한 것이지요. 인천의 질감은 섬세하고 다양합니다. 그곳에선 시간이 그린 흔적, 저물녘 낭만의 바다, 여행을 떠나는 들뜬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공항에서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보면서, 해외여행의 두근거림까지도 꺼내어볼 수 있습니다. 거리(距離)와 비용의 이득은 깜짝 놀랄 정도입니다. 당장 다녀올 수는 없지만, 인천은 결핍된 여행의 욕망을 충분히 채워줄 수 있는 훌륭한 대체재이자, 그 자체로 매력적인 여행지입니다.


# 첫 번째 매력… 영종도에 아직 배가 다닌다고?

‘영종도는 영종도가 아니다.’ 무슨 말인고 하니,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기 전의 영종도와, 지금의 영종도가 ‘다른 섬’이라고 해도 좋을 만큼 다르다는 얘기다. 우선 크기부터 비교할 수 없다. 영종도는 우리나라 섬 중에서 8번째로 크다. 안면도보다는 작지만, 완도보다는 크다. 옛 영종도는 지금 영종도 크기의 절반이 채 안 됐다. 지금의 영종도는 제법 멀리 떨어진 영종도와 용유도 사이의 얕은 바다를 흙으로 메워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두 섬 사이에 끼어있던 작은 섬, 삼목도와 신불도도 자연스럽게 육지가 됐다. 네 개의 섬이 한데 합쳐져 영종도가 됐고, 그 섬에 연륙교인 영종대교와 인천대교가 차례로 놓이면서 영종도는 섬 아닌 섬이 됐다.

연륙교가 놓이고 나면 섬은 육지나 진배없다. 섬이 육지가 되면 가장 먼저 뱃길이 끊긴다. 하지만 다리가 놓이고 공항철도가 운행하고 있지만 영종도에서 인천의 월미도를 오가는 배편은 끊기지 않았다. 영종대교 개통 후에도 영종도 주민들은 배를 타고 월미도로 나온다. 연륙교가 건설된 지 올해로 19년째. 월미도행 배를 타는 영종도의 구읍뱃터는 뱃길이 끊기면서 폐허가 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여객선은 20년이 다 되도록 살아남았다.

섬이 육지와 연결된 후에도 여객선이 살아남은 이유는 시간과 비용 덕이다. 인천 월미도에서 영종도까지 가는 카페리호의 뱃삯은 3500원. 일반 승용차의 도선 요금은 7500원. 영종도 구읍뱃터에서 월미도까지 직선거리로는 불과 2㎞ 남짓으로 배를 타면 10분이면 닿는다. 하지만 차로 가면 인천대교를 건너고 인천 도심을 돌아서 35㎞를 달려야 하는데, 인천 시내의 차량 정체까지 감안하면 소요시간이 1시간으로 늘어난다. 비용도 인천대교 통행 요금 5500원에다 기름값을 더해서 1만 원 정도 든다. 차 없이 영종도에서 인천이나 서울을 오갈 때는 물론이고, 차를 몰고 들고나는 경우에도 배를 타면 돈이나 시간을 절약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영종도 주민들이 편의로 타는 영종도∼월미도 여객선은, 여행자들에게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차를 탄 채 배에 오르는 새로운 경험을 해볼 수 있고, 갑판 위에서 바다 풍경을 보며 ‘여행하는 재미’를 느낄 수도 있다. 비용도 차로 가는 것보다 덜 든다. 여객선에 따라붙는 갈매기들에게 새우 과자를 주는 경험도 즐겁다. 다만 새우 과자에 맛을 들인 갈매기들이 위협적으로 달려들어 과자를 채가니 주의해야 한다. 더불어 영종도 구읍뱃터엔 새로 지은 깔끔한 호텔과 카페, 음식점이 들어서 있다. 음식점의 인기메뉴는 왕새우 튀김. 바다가 보이는 말끔한 식당에서 생맥주와 새우튀김을 맛보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

구읍뱃터 주변에는 또 ‘영종도 씨사이드 레일바이크’도 있다.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레일바이크다. 4인승 레일바이크를 타고 영종하늘도시 남쪽 해안도로에 조성한 공원 씨사이드파크의 탁 트인 바닷가에 놓인 철로를 따라 왕복 5.6㎞를 달린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으로 레일바이크는 지난 24일부터 오는 9월 6일까지 탑승이 중단됐다.


# 두 번째 매력… 놀라운, 혹은 안쓰러운 가격

육로로도, 월미도에서 여객선으로도 갈 수 있는 영종도의 두 번째 매력은 ‘호텔’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호텔의 놀라운 가성비’다. 사실 이걸 매력이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영종도의 호텔들이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에서 내놓은 가격은, 호텔 입장에서 고통의 증명일 수도 있을 테니 말이다.

영종도에는 근래 지은 비즈니스호텔이 여럿 있다. 구읍뱃터 주변에만 여섯 개 호텔이 있고, 하늘도시 중심에도 두 개, 운서역 주변에도 열댓 개가 있다. 영종도의 대부분 호텔은, 인천공항 환승객이나 이른 아침 국제선 출발 편에 탑승하기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승객을 겨냥한다. 그러나 코로나19로 국제선 운항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하면서 호텔에는 손님이 뚝 끊겼다. 이런 상황이 반 년을 훨씬 넘어서면서 영종도 호텔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생존의 위기에 몰려있는 상황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가격이 가능하다. 평일 영종하늘도시 상업구역의 비즈니스호텔 ‘리베라베리움’을 온라인숙박예약 사이트에서 2만3000원에 예약해 숙박했다. 개관 1년 된 말끔한 호텔인데도, 모텔 숙박비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이 호텔만 그런 게 아니다. 고급 리조트호텔 한두 곳을 빼고 영종도의 호텔 거의 전부가 이른바 ‘폭탄 세일’ 중이다. 코로나19 이전에 1박에 20만 원에 육박하던 숙박요금이 4분의 1, 아니 5분의 1토막까지 났다. 구읍뱃터의 웨스턴그레이스 호텔이 3만4000원, 인터내셔널호텔 인천영종이 3만5000원이다. 오션솔레뷰호텔이 4만1000원이고, 4성급인 다국적 호텔 체인 하워드 존스 계열의 호텔도 6만5000원이면 묵을 수 있다.

낮아진 호텔 숙박요금에 영종도를 중심으로 한 일정을 고려해 인천 여행 코스를 짜보니 나무랄 데가 없다. 꼭 숙박요금이 아니라도 영종도를 숙박지로 놓고 여행을 하는 것이 여러모로 훌륭해 보였다. 영종도 호텔은 대부분 신축이라 깔끔한 데다 영종도는 인천의 중심가는 물론이고 인천 앞바다의 작은 섬들과의 접근성 면에서도 뛰어나다. 다양한 매력을 가진 영종도의 해변들은 물론이고, 인천 앞바다의 ‘삼형제 섬’이라 불리는 신도·시도·모도로 가는 여행도, 연도교를 건너서 무의도로 가는 여행도 영종도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게 여러모로 편리하다.


# 세 번째 매력… 영종도의 바다풍경

영종도로 가는 길에서는 조건반사처럼 ‘해외여행의 흥분’을 느끼게 된다. 비행기를 타러 인천국제공항을 갈 때의 그 길이니 그때의 기억이 저절로 떠오르는 건 당연한 일이겠다. 때때로 머리 위로 날아가는 비행기가 두근거리던 해외여행 당일의 추억을 소환한다. 코로나19 이전만큼은 아니지만, 이즈음에도 수시로 공항에 비행기가 이륙하고 착륙한다. 화물기가 대부분이겠지만 말이다. 공항 가는 길의 흥분만으로, 먼발치로 보이는 공항 관제탑만으로, 비행기가 들고나는 모습만으로 언젠가 다시 시작할 수 있을 여행에 대한 기대로 가슴이 뛴다. 그게 다른 여행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영종도 여행만의 매력이다.

영종도가 다른 섬들과는 다른 점 중 하나는 영종도에 산이 없다는 것. 가장 높은 지대라고 해봐야 해발 50m 남짓. 섬 중앙은 바다를 메워 만든 땅이라 그렇지만, 본래 섬이었던 양 끝에는 제법 높은 야산도 있었다. 그러던 것을 인천공항을 지으면서 비행기 이착륙 시 시야에 방해가 된다는 이유로 섬 안의 산을 모조리 깎아 해발 50m 정도로 맞췄다. 항공장애 구릉의 높이 52m에 맞춘 것이다. 그 때문에 영종도에서는 아파트 숲만 벗어나면 바다를 바라보는 시야에 거침이 없다.

인천에는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해 관리, 운영하는 ‘지정 해수욕장’이 11곳 있다. 영종도의 을왕리해수욕장이 그중 하나다. 너른 백사장과 서해안의 다른 해수욕장과 견줘도 빠질 게 하나 없는 곳이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수욕장이 일찌감치 폐장해 물놀이를 즐길 수는 없지만, 그 덕에 여름의 끝에서 한가한 해변의 정취를 맛볼 수 있다. 지정해수욕장은 아니지만, 해변 경관보다 더 근사한 빵 맛으로 이름난 초대형 베이커리 카페 세 곳이 바다를 끼고 나란히 늘어선 마시안 해변도 좋고, ‘백사장 위에 텐트를 치는’ 20여 년 전의 해수욕장 모습을 보여주는 선녀바위 해수욕장도 좋다. 계류 중인 순백색의 요트들로 이국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왕산해수욕장 끝의 왕산 마리나항은 낙조 감상의 명소로도 이름났다.

인천의 지정 해수욕장 중에서 첫손에 꼽히는 곳이 무의도의 ‘하나개해수욕장’이다. 무의도는 지난해 4월 영종도에서 잠진도를 딛고 바다를 건너가는 연도교가 놓여 단숨에 건너갈 수 있게 됐다. 하나개해수욕장은 백사장 위에 목조 방갈로가 줄지어 늘어서 있는 20~30년 전쯤의 해수욕장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 기암이 펼쳐진 해안가에 놓은 해상탐방로에서의 경관이 압권이다.


# 네 번째 매력… 섬에서 섬으로

이제 영종도에서 건너갈 수 있는 곳에 대한 얘기. 먼저 영종도 북쪽의 삼형제 섬 ‘신도’ ‘시도’ ‘모도’부터 시작하자. 이 세 개의 섬은 흔히 ‘신·시·모도’라고 한 번에 부른다.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신도까지 배를 타고 건너간 뒤에는 다리로 연결된 세 섬이 하나의 섬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섬에 이름난 명소가 있는 것도 아니고, 눈길을 확 잡아끄는 경관이 있는 것도 아니다. 섬에서 느껴야 할 것은 고즈넉하고 순박한 섬의 느낌이다. 고작 10분에 불과한 뱃길이지만, 여기는 여전히 바다로 고립된 섬이다. 연륙교로 연결된 영종도나 무의도의 느낌과 사뭇 다르게 다가오는 건 그래서다.

배가 닿는 신도가 가장 큰 섬이고, 시도가 중간쯤, 모도가 가장 작다. 배에서 내려 거쳐 가는 섬이 크기 순서다. 세 개의 섬을 통틀어 첫손에 꼽히는 명소는 가장 작은 섬인 모도의 길 끝에 있는 배미꾸미조각공원이다. ‘배미꾸미’란 모도의 모양이 ‘배의 밑바닥 부분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지명. 한 조각가가 여기에 작업공간을 열어 잔디밭에다 하나둘 작품을 전시한 것이 늘어나 조각 공원이 됐다. 조성된 지 10년이 훨씬 넘은 곳이라 낡은 느낌이 들어서일까. 조각공원은 세련된 ‘요즘식’의 느낌과는 거리가 멀다. 조각작품 중에서 인상적인 것이 2년 전쯤 해변 바위 위에 설치한 작품 ‘버들선생’이다. 굵은 철사를 붙여서 3m가 좀 넘는 버드나무 형상으로 만든 것인데, 갯바위와 차가운 금속으로 만든 버드나무가 기묘한 느낌을 준다. 배미꾸미 해변에 앉아 있다 보면 머리 위로 인천공항을 이륙한 비행기들이 줄지어 지나간다.

이번에는 영종도 구읍뱃터에서 페리호로 건너가는 인천 월미도다. 월미도는 인천에서 가장 가까운 섬이었다가 1930년대 매립돼 육지가 됐다. 섬 앞에서 조류가 교차해 ‘어우러진다’는 뜻으로 ‘얼미도’라고 부른 것이 지명의 유래라는데, 그보다는 섬이 생긴 모습이 초승달의 꼬리처럼 날렵해 ‘달(月·월)의 꼬리(尾·미)’란 이름이 붙었다는 일설(一說)이 더 그럴듯하다.


# 다섯 번째 매력… 섬에서 도시로

레트로 분위기 물씬 풍기는 ‘왕년의 유원지’ 월미도는, 이미 일제강점기부터 바닷가 유원지로 이름을 날렸다. 1922년에는 월미도의 둑길 1㎞에 벚나무를 심어 봄이면 벚꽃놀이를 즐기는 행락객들로, 여름이면 해수욕을 즐기는 피서객들로 붐볐다. 1930년대 앞바다가 매립돼 월미도가 육지가 되자 요정과 호텔 등의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철도국이 해수탕의 원조 격인 조탕(潮湯)과 인공 해수풀장을 만들었다. 해변가에는 ‘빈(濱)’이란 이름의 고급호텔이 세워졌다. 해안가의 요정 ‘용궁각(龍宮閣)’은 밀물 때면 바다 위에 띄운 배처럼 보였다고 전한다. 지금으로 치면 바다와 워터파크, 특급호텔, 고급 음식점이 몰려있었던 셈이었으니 전국 각지의 유흥객들이 계절을 가리지 않고 월미도로 몰려들었다. 해방 이후 쇠락한 유원지는 1970년대 횟집과 포장마차가 들어서면서 수도권 근교 데이트 장소로 떠오르자 놀이기구 등이 들어섰다.

인천은 일제강점기 근대의 풍경을 그대로 간직한 공간이 도시 곳곳에 있지만 해외여행이 불가능해진 지금, 이곳에서의 추천 여행지는 단연 이국적인 느낌의 차이나타운이다. 차이나타운은 월미도에서 2㎞ 남짓 거리에 있다. 인천 차이나타운의 상징은 중국식 대문 ‘패루(牌樓)’다. 붉은 기둥 4개와 7개의 화려한 지붕으로 세워진 패루는 높이 11m, 폭이 17m다. 패루는 인천 중구와 자매결연을 한 중국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가 기증한 것이다.

차이나타운에는 불교와 도교가 뒤섞인 독특한 모습으로 살아남은 중국 절 ‘의선당’이 있고 1930년대 청국 풍의 화교학교인 중산학교가 있으며, 외벽의 담장에다 그린 삼국지 벽화가 인상적인 한중문화관도 있다.

차이나타운의 매력이라면 골목을 가득 메운 중국풍의 식당과 탕후루, 화덕만두 등 길거리 먹거리들. 차이나타운이 된 청관(淸館)거리는 중국 산둥성에서 이주해온 중국인들이 터를 잡고 살기 시작할 무렵부터 청요릿집으로 이름났는데, 지금도 골목에는 붉은 휘장과 간판을 내건 중국음식점들이 줄지어 들어서 성업 중이다. 1912년 문을 열었다가 1983년 폐업한 ‘짜장면의 원조’ 공화춘 자리에 ‘짜장면박물관’이 있다.

인천 원도심 달동네 재개발 지역인 송현동의 수도국산 달동네박물관은 1970년대 달동네 풍경과 정취를 담은 작은 박물관이다. 실내 공간에 처마를 잇대고 있는 판잣집과 공동수도, 대폿집을 비롯해 실제 운영됐던 미담다방, 우리사진관, 창영문구사, 송림양장점 등이 재현돼 있다. 60촉 전구가 어른거리는 옛 달동네 모습은 고단했지만, 따스했던 그때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코로나19로 멈춰버린 세상에서는 아웃들과 부대끼며 따스하게 살았던 달동네의 추억이 판타지처럼 다가온다.


■ 배 타고 가는 여행

인천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신도로 건너가는 배편은 따로 시간을 기억해두지 않아도 될 정도로 자주 있다. 두 개의 해운사가 이 구간을 하루 19번 왕복한다. 낮 시간에는 거의 30분 단위로 배가 뜬다. 신도에서 나오는 마지막 배는 오후 9시 50분. 늦은 밤까지 배가 다닌다. 영종도∼인천 간 배편도 하루 12회 왕복한다. 보통 공휴일에는 배편이 늘어나는데, 영종도∼인천 운항 배편은 운항 횟수가 줄어든다. 출퇴근 시간에 운항하는 이른 아침 출발 편이 결항하는 것.

인천 = 글·사진 박경일 전임기자 parking@munhwa.com

모도의 배미꾸미 해변. 빼어난 경관도 없고 바다색도 화려하지 않다. 특별할 것 하나 없는 작은 섬이 가진 소박한 바다다. 그래서 매력적이다. 일출 직전에 인천 영종도에서 잠진도를 딛고 무의도로 건너가는 연도교에서 바라본 인천의 모습. 왼쪽에 인천대교의 주탑이, 오른쪽으로는 인천 연수구 일대의 모습이다. 바다 건너로 바라보는 인천은, 새로운 시선의 경험이다. 인천 영종도에서 월미도로 건너가는 카페리호에서 새우 과자를 든 아이에게 갈매기가 달려드는 모습. 붉은 간판을 내건 중국집들이 즐비한 인천 차이나타운. 유사(類似) 해외여행의 기분을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의 명물 해상탐방로. 탐방로에서는 갖가지 형상의 갯바위와 바다 풍경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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