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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북 전단에 國保法 적용한다니…北체제 옹호법 만드나

기사입력 | 2020-08-03 11:34

의석이 과반을 넘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법’을 만들면 된다는 여권의 위험한 ‘입법 만능’ 발상이 ‘입법 망국’을 걱정해야 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 부동산 입법의 부작용이 이미 현실화하기 시작한 와중에 더불어민주당은 남북관계와 관련된 법안들도 곧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상정해 처리할 방침이라고 한다. 여당 의원들이 낸 남북교류협력법 개정안에 따르면, 대북 전단과 보조기억장치(USB) 등을 교역 물품에, 전단을 실은 풍선 기구·드론·초경량 비행장치 등을 반출·반입 승인 물품에 추가했다. 대북 전단을 날리려면 통일부 장관 승인이 필요하고 어길 시 처벌받게 된다.

대북 전단을 남북 교역 물품으로, 풍선을 비행장치로 규정한 것은 소가 웃을 일이다. 상식에도 사리에도 맞지 않는다. 대북 전단이 어떻게 남북 사이의 교류·교역일 수 있나. 전단을 억지로 처벌하자니 이런 기상천외한 발상이 나오는 것이다. 게다가 전단 살포 행위를 국가보안법에 있는 ‘회합·통신’ 행위로 간주해 통일부 장관에게 사전 신고토록 한 조항은 엽기적이다. 회합·통신을 하기 위해선 북한(반국가단체)의 지령을 받은 자가 있어야 하는데 대북 전단을 북한 지시를 받고 한다니 어이가 없다. 북한 주민에게 최소한의 외부 소식이라도 전해주겠다는 행위에 국보법(國保法) 혐의를 적용한다면, 그 법이 옹호하려는 ‘국가 보안’은 대한민국 헌법 가치가 아니라 북한 독재 체제일 뿐이다.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던 인사들이 대북 인권단체를 탄압하기 위해 이 법을 끌어대다니 이런 자가당착이 없다. 남북 경협 중단에 따른 ‘미래 손실 예상’까지 국가에서 보상해주는 내용도 있다. 미래 손실이라는 개념도 황당하고, 민간 기업의 투자 실패를 세금으로 보상해 주는 것은 시장경제 논리에서도 벗어난다. 친정권 인사들이 엉터리 회사를 만들어 ‘기업’ 허울을 쓰고 대북 퍼주기 사업을 마구잡이로 벌이겠다는 의도로도 읽힌다. 또, 대통령이 체결하는 남북합의서는 헌법에 따른 체결·비준 절차라고 명시하겠다고 한다. 헌법이 북한을 국가로 인정하고 있지 않은데 법률로 인정하겠다는 것부터 위헌이다. 엉터리 입법도 국가에 유형·무형의 피해를 보인다는 점에서 언젠가 반드시 책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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