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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때부터 ‘Mr.원칙’… “감사원 중립” 첫다짐 지켜

김유진 기자 | 2020-07-31 11:31

최재형 감사원장이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월성 원전 1호기 영구중단 결정 감사 과정에서 최 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최 원장에게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뉴시스 최재형 감사원장이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월성 원전 1호기 영구중단 결정 감사 과정에서 최 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득표율을 언급했다는 이유로 최 원장에게 집중 공세를 퍼부었다. 뉴시스

■ ‘보수 대안’으로 급부상한 최재형 감사원장

- 꼿꼿한 소신주의자
靑의 감사위원 임명요구 거부
‘대쪽’ 이회창과 판박이 평가

- 따뜻한 미담자판기
아픈친구 2년간 업어 등·하교
가족과 5년간 4000만원 기부

- 보수 차기주자 거론
與서 극찬했다가 거칠게 압박
野선 “대선주자로 관리해야”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등 여권으로부터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감사와 감사 위원 추천 문제를 놓고 전방위 압박을 받고 있는 최재형 감사원장이 주목받고 있다. 최 원장이 ‘원칙’과 ‘소신’을 내세우며 꼿꼿하게 여권과 맞서는 모습을 보이자, 보수 진영에서는 차기 대선 주자 후보로 언급되기 시작했다. 최 원장이 법관 출신으로 보수진영 대권 주자로 두 번이나 대통령 선거에 나섰던 이회창 전 감사원장(전 한나라당 총재)과 비교된다는 말도 나온다.

◇보수 대안으로 떠오른 최재형 = 2017년 12월 청와대는 최 원장을 감사원장에 임명하면서 “정치적 중립성을 수호하라”는 주문을 했다. 그러나 최근 월성 1호기 감사 문제가 정치권의 집중 주목을 받으면서 최 원장과 감사원은 정치 소용돌이의 한가운데에 들어서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그를 상대로 민주당 등 여권의 공격이 잇따르고, 미래통합당 등 보수 야당과 보수 성향의 시민사회가 오히려 최 원장을 비호하고 나선 상황은 역설적이다. 이런 상황에 정치권 일각에선 최 원장을 대안 없는 보수 야권의 잠재적 대선주자로 거론한다. 통합당의 한 관계자는 “당내 일부에서 최 원장을 보수 진영의 차기 주자로 관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민주당이 최 원장을 야권 주자로 키워줬다”고 말했다. 최 원장을 겨냥해 여권이 가하는 정치적 압박 상황이 윤석열 검찰총장 사례와 매우 흡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임명 당시에는 한껏 극찬했다가 ‘코드(성향)에 안 맞는다’는 이유로 가차 없이 내치는 모습이 닮았다는 것이다. 윤 총장 역시 보수의 차기 주자로 거론되면서 기존 야권의 주요 주자들을 제치고 10%가 넘는 지지율을 흡수했다.

◇꼿꼿한 소신·원칙주의… ‘대쪽’ 이회창과 판박이 = 판사 출신인 최 원장은 꼿꼿한 소신, 원칙주의자로 이름나 있다. 민·형사를 막론하고 다양한 분야의 재판 업무를 담당하면서 자신만의 흔들리지 않는 소신을 다지게 됐다고 한다. 그가 감사원장 자리에 오르면서 무엇보다 강조한 원칙은 감사원의 중립성과 독립성이다. 탈원전 정책이 문재인 정부의 핵심 과제인 사실과 무관하게 월성 1호기 폐쇄 감사를 진행하는 것도 그가 감사원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중요시하기 때문이다. 최 원장이 최근 청와대로부터 김오수 전 법무부 차관의 감사위원 임명 요구를 받고 거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의 소신이 한 번 더 부각됐다. 최 원장은 2017년 12월 인사청문회에서 “청와대로부터 특정 인물의 제청을 요구받더라도, 그 인물이 감사원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지킬 수 있는 의지가 있는지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최 원장의 행보는 원칙과 소신의 ‘아이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를 떠올리게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최 원장에 앞서 이 전 총재도 권력에 휘둘리지 않고 원칙에 따라 판결했던 판사 시절, 중립성을 중시했던 감사원장 시절 등을 두루 지냈다. 한나라당 총재로 자리를 옮겨 2000년 야당으로 국회의원 총선거 승리 등의 성과까지 거두며 국민이 이 전 총재에게 ‘대쪽’이란 별명을 붙이기도 했다.

◇배려심 많고 따뜻한 성품… 별명은 ‘미담 자판기’=최 원장은 배려심과 따뜻한 성품 덕에 법조계 선후배 사이에서 두터운 신망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문재인 정부가 최 원장을 감사원장에 발탁한 배경 설명을 하는 자리에서도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보여와 법원 내 미담이 많은 것으로 안다”는 말이 나왔다. 최 원장의 사법연수원 동기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페이스북에 “곧은 길을 걸어가시는 분, 인격과 삶이 일치하는 분”이라고 쓰기도 했다.

경기고 시절 다리가 불편한 친구를 2년간 업고 등·하교시키며 나란히 서울대에 입학했고, 1981년 사법시험에 함께 합격했다는 이야기는 이미 유명하다. 자녀들과 함께 최근 5년간 13개 구호단체에 4000여만 원을 기부하는 등 사회적 약자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봉사활동을 이어왔다는 사실도 알려져 있다. 2014년 그가 서울가정법원장에 임명됐을 때에는 남자아이 두 명을 입양해 정성껏 키운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그는 취미생활로 원두를 직접 갈아 커피 대접하길 즐긴다고 한다. 자신의 업무실을 찾아오는 감사원 직원들에게도 손수 커피를 내려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과 후에는 테니스, 탁구를 하며 스트레스를 풀고 있다.

김유진 기자 klu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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