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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창립 50주년 맞아

매출 1억→10조원대 10만배로
배터리·소재 등 세계시장 선도
1960년대 故 이병철회장 주도
소재 국산화·전자 기업 일궈내

삼성SDI가 1일 창립 50주년을 맞아 ‘초격차 기술 중심 회사’로 거듭나겠다는 경영 목표를 천명했다.

지난 50년간 삼성SDI는 업종 간 울타리를 허물고 최초·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전 세계 배터리·디스플레이·소재 시장을 선도한 결과, 매출 10조 원대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1960년대부터 이미‘소재·부품·장비’(소부장)의 중요성을 간파해 삼성SDI를 설립한 이병철 선대회장을 시작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까지 3대에 걸친 오너의 혜안과 집중적인 투자가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삼성SDI는 이날 경기 기흥사업장에서 전영현 사장 등 임직원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5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전 사장은 “초격차 기술 중심 새로운 50년을 만들어 나가자”면서 △초격차 기술 확보 △일류 조직문화 △사회적 책임제고 등 3대 과제를 제시했다.

삼성SDI의 모체는 1970년 일본 NEC와 합작으로 설립된 진공관·브라운관 생산업체 ‘삼성-NEC’다. 설립 당시 682명이던 임직원은 지난해 기준 2만6724여 명으로 40배로 늘었다. 매출은 약 1억 원에서 지난해 10조 원대로 10만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소·부·장 불모지에 회사가 설립되고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배경에는 오너가의 결단이 있었다. 선대회장은 1960년대 중반 전자산업 진출을 준비하면서 ‘소재에서 부품과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완전 국산화를 이뤄 종합 전자회사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제2차 오일쇼크로 1970년대 후반 다른 전자업체들이 투자를 꺼리던 시기에도 “세계 최대 브라운관 제조사를 만들어야 한다”며 연간 1000만 대 생산 규모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

이후 전 세계 시장에서 컬러 브라운관 수요가 폭증하면서 삼성SDI는 세계 1위 자리에 올랐다. 1994년 삼성SDI는 삼성그룹의 미래신수종사업으로 선정된 배터리 사업에 진출했다.

이 회장은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모든 기업이 투자를 멈추고 자산을 매각할 때 배터리 공장 투자를 결정했다.

선대의 도전 정신은 이 부회장이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이 부회장은 완성차 시장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중심으로 재편되자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글로벌 완성차업체 최고경영진과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통해 배터리 수주를 측면 지원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천안사업장을 방문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만나 전고체 배터리에 대한 기술 개발 동향과 삼성SDI의 품질과 기술력을 직접 설명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미래가 걸린 신규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투자는 오너의 강력한 의지가 없었다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권도경 기자 kw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