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서 배제위한 캠페인
유럽 국가 상대 동참 호소
中은 홍콩보안법 표결 유력

미국이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에 이어 중국 보안검색장비 업체인 ‘뉴텍’(Nuctech)을 시장에서 배제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홍콩의 자유를 훼손한 중국 관리들에 대한 비자 발급을 제한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은 오는 30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에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을 표결 통과시킬 것이 유력해지고 있다. 특히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 등 해외 세력과 ‘유착’된 인사들에 대해 홍콩 보안법이 소급 적용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 미 국무부 내부 문건 등을 인용해 “미국이 중국 업체 뉴텍이 유럽의 안보와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는 이유로 그리스와 헝가리,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국가를 상대로 이 업체의 장비를 채택하지 말라고 설득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뉴텍은 공항과 항만, 국경 등에서 사용하는 화물 및 승객 검색 장비를 제조하는 업체로, 미국은 이들 장비를 통해 수집된 화물 목록과 개인정보가 중국 당국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화웨이 통신장비를 통해 중요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는 논리와 같은 셈이다. 뉴텍 측은 “우리 장비를 통해 획득한 모든 데이터는 완전히 고객 소유로, 어떤 기관에도 정보를 넘기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1990년대 칭화(淸華)대에서 탄생한 뉴텍은 후진타오(胡錦濤) 전 국가주석의 아들인 후하이펑(胡海峰) 현 저장(浙江)성 리수이(麗水)시 당 서기가 한때 회사를 이끌었으며, 지난해 중국 국영 원전회사인 중국핵공업집단(CNNC)이 뉴텍 모회사의 최대주주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미 교통안전청은 지난 2014년 미국 공항에서의 뉴텍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미 국무부는 뉴텍이 유럽에서 해상화물 보안검색 시장의 90%, 공항 화물 및 승객 보안검색 장비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전 세계 보안검색 시장은 77억 달러(약 9조3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미국의 강력한 견제에도 불구하고 30일 전인대 상무위에서 홍콩 보안법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홍콩 분리·독립과 국가 전복, 테러활동 및 외국 세력과의 결탁 혐의 등을 처벌하는 홍콩 보안법의 형량과 소급 적용 여부 등이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홍콩 언론과 중국 관영 매체는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국가 전복과 분열 등을 주도한 사람에게 중국 본토와 같은 종신형에 처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홍콩 보안법이 이빨 빠진 호랑이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처벌을 시사했다. 이에 따라 ‘홍콩 독립(港獨)’을 주장하는 세력과 폭력을 불사하는 젊은층 시위대가 핵심 타깃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조슈아 웡 비서장 등 국제사회에 홍콩의 자치와 민주를 훼손하는 중국에 대한 제재를 강력하게 촉구해온 인사들에 대한 법률 소급 적용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톈페이룽(田飛龍) 중국 베이항대 교수는 글로벌타임스에 “국외 세력과 지속적으로 유착해온 행위는 매우 심각한 사건으로, 홍콩 보안법의 소급 적용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홍콩 보안법은 30일 통과되면 이날 바로 시행될 전망이다. 홍콩 경찰은 7월 1일 주권 반환 기념집회를 17년 만에 처음으로 금지했다.

베이징=김충남 특파원 utopian2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