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기업 활동지수 4년래 최악
G7 국민 71% “개인소득 타격”
“장기화땐 돈풀기로도 역부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함에 따라 ‘소비, 고용, 투자’가 감소하는 실물경제 충격이 점점 가시화하고 있다. 각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금융시장은 안정세로 접어들고 있지만, 외부활동 급감으로 소비가 위축된 가운데 기업 실적이 타격을 입고 다시 고용과 투자, 가계 소득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국내외 전반으로 증폭되고 있다.

27일 시장조사기관 칸타가 지난 19∼21일 주요 7개국(G7, 미국·캐나다·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 국민 70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71%가 코로나19로 개인 소득이 영향을 받았거나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가계소득에 대해서도 응답자의 70%가 영향을 받았거나 받을 것이라고 답했다. 국가별로는 이탈리아(82%), 캐나다(76%), 미국(74%) 순으로 소득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컸다.

미국 댈러스 연방준비은행이 지난 11∼19일 161개 에너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유가 급락과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고용과 투자 감소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기업활동지수는 지난해 4분기 -4.2에서 올해 1분기 -50.9로 떨어져 4년 내 가장 낮은 수준 기록했다. 지수가 0보다 작으면 이번 분기를 지난 분기에 비해 부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은 것이다. 자본지출지수는 지난해 4분기 9.1에서 올해 1분기 -49.0으로 급감했다. 총 고용지수는 -10.0에서 -24.0으로 하락했고, 전체 직원 근무 시간 지수는 -7.7에서 -32.1로 떨어졌다. 총급여 및 복리후생지수는 8.2에서 -8.2로 감소해 2016년 3분기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국내에서도 코로나19가 선(先)종식한다 해도 실물경제 연쇄 타격을 피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과 가계가 기보유한 현금으로 버티고 있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빚더미에 앉을 수 있다”며 “한국에서 코로나19가 먼저 끝나더라도 글로벌 밸류체인 붕괴 영향으로 실물경제 타격을 피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금까지 나온 부양책이 금융시장 불안을 잠재우는 데 초점이 맞춰졌는데 전염병 특성상 돈을 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송정은 기자 eun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