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화일보-서울대 폴랩 조사

내용보다 이념따라 贊反갈려
“진영논리에 정책 입장 왜곡”

21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유권자들의 주요 정책에 대한 찬반 여부를 조사·분석한 결과, 거주 지역이나 세대, 소득 등의 변수보다 이념 성향에 따른 입장 차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이나 세대가 아닌 진보·보수 간 이념 갈등이 정책 갈등과 대립을 유발하는 1순위 변수로 떠올랐다는 의미다.

17일 문화일보와 서울대 폴랩(Pollab)이 칸타코리아에 의뢰해 지난달 25∼28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2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권자 가치관·정책 입장 조사(95% 신뢰 수준에 표본오차 ±2.8%포인트)를 분석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는 유권자의 이념 성향과 정책 선호 간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이념 성향 △이념 성향 파악을 위한 가치관 설문(10개 문항) △주요 정책에 대한 찬반(정책 입장) 설문(4개 분야 40개 문항)을 진행했다.

자신을 ‘매우 진보’로 규정한 응답자는 정책 입장에서 32퍼센타일(가장 진보적인 사람을 1로 놓고 가장 보수적인 사람을 100으로 놓았을 때 32번째 위치)에 해당했다. ‘매우 보수’ 응답자는 70퍼센타일로, ‘매우 진보’와 38퍼센타일 차이가 났다. 이에 비해 지역별 정책 입장 최대 격차는 23퍼센타일(전북 34·대구 57), 세대별 최대 격차는 19퍼센타일(40대 42·60대 61)이었다.

진보·보수의 차이는 가치관 조사 때보다는 정책 입장 조사에서 더 두드러졌다. 이념 성향 파악을 위한 가치관 조사에서 최대 격차는 24퍼센타일(약간 진보 38·약간 보수 62)이었지만, 정책 입장 조사에서는 격차가 38퍼센타일(매우 진보 32·매우 보수 70)로 벌어졌다. 유권자들이 정책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정할 때 자신의 이념 성향보다는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 등 진영 논리에 더 영향을 받고 있음이 나타났다.

조성진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