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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총영사 3개월 空席 끝에 퇴직자 파견…이게 정부냐

기사입력 | 2020-02-20 11:50

중국 우한은 신종 코로나 사태의 진원지로, 지난 몇 달 동안 ‘전쟁터’나 다름없었다. 기업이나 사업을 하는 한국 교민도 많아서 전국민이 마음 졸이며 지켜봤고, 전세기로 교민을 이송하는 특별 조치까지 이뤄졌다. 그런데 그 곳에 3개월 동안 ‘총영사’가 없었다. 대사관과 영사관 등 공관은 ‘대한민국 정부’다. 우한 총영사관 역시 마찬가지다. 그런데 책임자가 그렇게 장기간 공석(空席)이었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현 정부의 무책임이며 직무유기에 해당된다.

그런데 지난 19일에야 강승석 전 주(駐)다롄 출장소장을 우한 총영사로 임명해 파견했다. 신임 강 총영사는 지난해 말 정년퇴임한 전직 외교관이며, 총영사로 근무한 적이 없다. 외교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고 있지만, 현직 외교관들이 부임을 회피해 그동안 심각한 상황임에도 우한 총영사를 보내지 못했고, 급기야 퇴직자 중에서 선임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 추측일 것이다. 외교부는 “가장 적합한 분”이라고만 밝힐 뿐 왜 퇴직자를 발탁했는지 설명하지 않았다. 어떤 사연이 있었든, 결코 있어선 안 될 일이 일어났다. 퇴직 후 복직한 강 총영사의 헌신 및 역량과는 무관한 일이다. 현직 외교관들의 책임감과 애국심부터 문제이고, 강경화 외교부 장관, 나아가 문재인 대통령의 지휘 책임까지 물어야 할 심각한 문제다. 국민이 필요할 때, 국민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함께 하지 못하는 정부는 정부가 아니다.

우한 현지에서, 중국 각지에서 두려움을 무릅쓰고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민간인들과 하급 공무원들만 봐도 알 수 있다. 많은 기업 주재원들이 춘제 연휴가 끝난 뒤 곧바로 공장을 가동하거나 다른 업무를 위해 중국 현지로 돌아갔다. 가족들과 공항에서 눈물로 이별하는 모습이 국민 심금을 울렸다. 경찰 출신의 실무책임자이던 정다운(38) 영사는 “마지막 전세기를 보내고 펑펑 울었다” “9살·7살 난 천둥벌거숭이 둘 데리고 비행기에 탄 아내에게 (다른 교민 챙기느라) 잘 가라는 배웅 인사도 못해 가슴이 아팠다”면서도 3월에 임기가 끝나지만 연장 근무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최고 책임자인 총영사는 없었다. 갈 사람이 없어 현직 외교관을 못 보내고 뒤늦게 퇴직자를 보냈다. 과연 이게 정부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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