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지난해 7월 광주에서 열린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배치된 식중독 신속검사차량이 경기장 인근에 정차해 있다. 이 차량에서 선수단에 제공되는 식사 등에 대한 식중독균 검사 등이 실시간으로 이뤄졌다. 맨 위 사진은 차량 안에서 신속검사관이 음식물에서 채취한 시료에서 대장균 등 유전자를 추출하기 위해 원심분리기를 이용하는 모습, 중간 사진은 무균 상태인 ‘클린벤치’를 이용해 시료를 처리하는 모습. 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올 5호차 도입 예정 ‘신속검사차량’

조식 제공하는 대형 행사장
전날 밤11시부터 점검 돌입
식중독 우려 음식물 수거해
검사차량서 유전자 등 분석

2012년 1호버스 운영 시작
서울·광주·부산 등에 총4대
균 17종 - 유전자 35개 검사
식약처 “내년 6개권역 배치”

지난해 7월 모일 오후 11시.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대회장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식중독 검사관들의 업무가 시작됐다. 대회 선수촌 식당의 아침식사가 시작되는 이튿날 오전 5시 이전에 제공 식재료들의 상태 점검을 끝내기 위해서다. 현장검식관은 식당에 입고되는 식재료의 신선도와 가공식품 포장 상태 등을 확인하며 1차적인 점검을 마쳤다. 이후 오전 1시가 되자 현장검식관은 샐러드 등 비가열 섭취 음식, 조리 완료 음식 중에서는 훈제연어 등 식중독 발생이 우려되는 것을 수거해 식당 근처에 배치된 ‘식중독 신속검사차량’으로 이동했다.

현장검식관이 건넨 식품에 대해 바로 검사를 실시한 신속검사관은 약 4시간에 걸쳐 식중독균 유전자 검사를 완료한 뒤 현장검식관에게 결과를 통보했다. 이 과정에서 식중독균 유전자가 검출되면 현장검식관은 해당 조리 음식 및 관련 식재료를 즉시 폐기 조치하고 과일·채소류 등의 세척·소독 강화, 칼·도마 등 기구와 조리실에 대한 살균 및 소독, 그리고 조리 종사자의 개인위생 강화 조치를 취하게 된다. 같은 과정이 중식·석식을 대상으로 계속해서 이뤄졌다. 이 같은 조치로 7월 12일부터 8월 18일까지 진행된 대회 기간 중 총 1229건의 시료에 대한 검사 결과 감자오이샐러드, 생크림케이크 등 17건에서 바실루스 세레우스, 장출혈성 대장균 등 6종의 식중독균 유전자가 검출돼 조리식품 및 식재료 총 114.8㎏이 배식 전에 폐기 조치 됐다. 대회 기간 중 선수촌 식당 제공 음식으로 인한 식중독 발생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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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중독 신속검사차량은 식중독 사고에 대한 신속하고 과학적인 원인 규명으로 대형 식중독으로의 확산을 방지하고 사전 예방활동을 강화할 목적으로 2012년 버스 1대를 개조해 처음 도입됐다. 이전에는 식중독 발생 시 원인조사반이 투입돼 시료를 수거하고 실험실로 가져와 식중독균 등 원인조사 시험을 할 경우 배양시간 등으로 최소 6일 이상이 소요됐다.

45인승 버스를 개조해 제작하는 신속검사차량 내부는 운전실, 데이터분석실, 신속검사실로 구성돼 있으며, 외부에는 대국민 홍보를 위해 좌측 옆면에 110인치(서울청 55인치) 멀티비전을 탑재하고 있다. 이동식 검사실 운영을 위해 기존 버스에 방음, 발전, 냉난방 설비 및 검사실 부식방지 처리 등의 특수 개조도 이뤄진다. 신속검사실에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장치 등 식중독균 검사를 위해 필요한 분석장비 11품목이 설치돼 있다. 신속검사실에 설치된 장비들과 신속검사키트를 활용해 식중독균 17종, 35개 유전자를 4시간 내에 동시 검사할 수 있다.

신속검사차량은 2012년 식약처 본부에서 1대를 운영하기 시작해 2013년 서울청, 2016년 광주청, 그리고 지난해 12월 4호차를 부산청에 배치함으로써 현재 4대가 운영되고 있다. 신속검사차량은 2013년까지는 현장 신속검사 중심으로 활용됐으나 2014년부터는 인천아시아경기대회 등 대규모 국제행사·대회 지원 및 대국민 홍보에도 활용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뿐만 아니라 한·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특별정상회의 등 국제 행사와 대회에 배치됐다.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1163회의 대규모 식중독 사전 예방활동에 동원됐으며, 같은 기간 식품안전의 날 등 대국민 홍보를 통한 식중독 예방활동에도 1329회 동원됐다.

식약처는 전국 6개 권역별(서울·강원권, 인천·경기권, 충청권, 전라·광주·제주권, 대구·경북권, 부산·울산·경남권) 신속검사차량 운영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4호차의 부산·울산·경남권 배치에 이어 올해도 1대를 더 제작해 대구·경북권에 배치할 계획이며 오는 2021년에도 추가로 예산을 확보해 인천·경기권에 제작·배치할 예정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식중독 신속검사차량의 6개 권역별 배치를 완료함으로써 빠르고 안전한 식중독 검사가 필요한 현장에 최대한 출동하고, 식중독 인식 강화에도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