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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대 내과학교실 분석

국내에서 에이즈를 일으키는 인체 면역 결핍 바이러스(HIV)의 감염 진단이 매년 1000명 넘게 나타나고 있으나 진단된 당일부터 치료를 개시하는 경우는 100명 중 6명 정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HIV의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조기 치료와 예방 등 분야에서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김신우 경북의대 내과학교실 연구팀이 1429명의 에이즈 감염인을 조사한 뒤 대한의학회 학회지에 최근 게재한 보고서에 따르면 HIV 감염 진단을 받은 당일 치료를 개시한 환자는 6.5%(2016년 기준)에 불과했다. HIV 감염은 조기부터 꾸준히 치료제를 복용하면 바이러스 검출도 되지 않고, 타인에 대한 전파와 전염 위험도 크게 낮아지므로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진단 즉시 항레트로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한데 이 부분이 간과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양상은 엄격하게 관리하는 해외와 비교가 되고 있다. 대만만 해도 HIV 감염인을 진단한 의료진이 24시간 이내 발생신고서식을 작성해 지방 당국에 팩스 또는 온라인 시스템을 이용해 신고하는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대만은 HIV 문제가 아시아 국가 중 기장 심각했으나 지난해와 올해 2년 연속으로 신규 HIV 감염 환자 수가 감소세로 돌아선 상황이다.

HIV 감염 예방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문제다. 현재 건강보험에서는 ‘HIV-1 감염인의 성관계 파트너’로 한정해 에이즈 예방 치료제에 급여를 적용하고 있다. 하지만 감염 가능성이 매우 높은 데도 진단을 받지 않은 고위험군에는 아직 적용하지 않고 있다.

국내 HIV 감염 환자 발생 수는 좀처럼 줄지 않고 있다. 2013년부터 매년 1000명 넘는 신규 HIV 감염이 발생하고 있다. HIV는 약 15년 이상 증상이 없는 기간을 거치기 때문에, 학계에서는 감염 진단을 받지 않은 환자들을 포함하면 그 수가 3배까지 될 것이라고 보는 경우도 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