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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당과 들러리 세력 ‘예산안+선거법 야합’ 獨裁 행태다

기사입력 | 2019-12-09 11:42

정기국회 회기 종료일인 오는 10일을 앞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일부 원내 정치세력들이 중요 안건들에 대한 단일 합의안을 만들어 처리하기로 했다고 한다. 내년도 예산안과 선거제도 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신설 및 검·경 수사권 조정 등 한결같이 국가 시스템과 재정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현안들이다. 그런데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을 배제한 것은 물론,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까지 사실상 도외시한 채 여당이 들러리 세력들을 끌어모아 국회 처리를 강행하려고 한다. 우선, ‘4+1 협의체’라는 표현으로 여·야의 광범위한 협력으로 포장해 강행 처리의 정당성을 과시하려 하지만, 말장난에 불과하다. 바른미래당의 과반 의원이 동참하지 않고, 회의 참석자는 원내대표도 아닌 의원의 한 사람이다. 대안신당은 아직 정당 행태도 갖추지 못했다.

예산안 처리의 헌법 시한과 국회선진화법 취지를 지키려는 여당의 고심을 이해할 수는 있다. 그러나 제1·2 야당을 팽개치고 군소 정치세력들을 모아 예산안은 물론 선거제도 개편까지 묶어서 처리하는 것은 과거 독재(獨裁)정권 시절에도 없던 일이다. 내년 예산안에 대한 국회의 감시와 견제는 국회의 중대한 존립 이유 중의 하나다. 야당의 반대를 제대로 극복하지 못했다고 ‘들러리 정당’을 세워 야합해서는 안 된다. 이런 상황에 대비해 헌법은 제54조 3항에서 ‘준예산’까지 규정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정부 셧다운’까지도 감수하면서 막판까지 협상을 포기하지 않는다.

더 구체적 문제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와 상임위원회를 건너뛰려 한다는 사실이다. 원내교섭단체 모임이 아닌 임의적 협의체의 예산안 수정안은 법적 근거를 결여한 것으로 봐야 한다. 한국당이 불법성을 지적하자,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내가 책임지겠다”고 했다고 한다. 언젠가 예산 농단의 책임을 져야 할 날이 올 것이다. 선거법의 경우, 1987년 민주화 이후인 제13대 총선 직전 여당이 야당의 묵인 속에 단독 처리한 것 말고는 합의로 처리됐다. 당시엔 중선거구 제도에서 소선거구 제도로의 개편이라는 국민적 지지가 있었는데, 이번 연동형 선거제는 그런 정당성조차 없다. 여당은 유정회 시절에도 없던 독주를 멈추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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