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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中 왕이 ‘사드 비판’ 쉬쉬한 靑·외교부…反美 동조하나

기사입력 | 2019-12-06 11:56

왕이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지난 4∼5일 한국 방문 행보는 ‘황제의 칙사’로 비칠 정도로 일방적이고 패권적이며 오만한 모습을 보였다. 왕 부장은 문재인 대통령 예방,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회담, 국내 인사들과의 오찬 행사 등을 가졌는데, 중국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했다. 심지어 강 장관과의 회담 모두 발언에서 “중국은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괴롭히는 것에 반대하고, 자신의 힘만 믿고 약한 자를 괴롭히는 것에 반대하며, 남에게 강요하는 것을 반대한다”며 미국을 비판했는데, 적반하장과 다름없다. 사드 보복과 중국 전투기의 한국방공식별구역(카디즈) 무시 등 중국이 한국에 대해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중국의 태도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청와대와 외교부가 이런 오만에 적극 대응하기는커녕 쉬쉬했다는 사실이다. 왕 부장은 문 대통령 면전에서도, 강 장관과의 회담에서도 사드 문제를 꺼냈다고 하는데, 청와대와 외교부 발표에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5일 오후 중국 외교부가 그런 사실을 공개하고 이에 따른 질문이 제기되자 마지못해 추상적 설명만 했다. 왕 부장 방한과 관련해 사드 문제는 국내외 관심사였는데, 정작 정부가 이를 감춘 것이다. 심각한 안보 현안임을 고려하면 국민을 기만한 것도 된다. 왕 부장은 문 대통령에게 “관계 발전을 위해 사드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사실상 사드 철수를 요청한 것이다.

주권국가인 대한민국의 대통령과 장관이라면, 사드 배치의 진의를 설명하고 보복 해제를 요구했어야 했다. 동맹국인 미국을 비판한 것에 대해서도 당당히 반박했어야 했다. 문 대통령과 강 장관의 대응은 아직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사드는 북한의 핵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그런데도 지난 2017년 중국 압력에 굴복해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 방어 시스템 편입, 한·미·일 군사동맹 추진을 하지 않는다는 이른바 3불 원칙을 중국에 약속했다. 그런데도 보복은 철회되지 않았다. 왕 부장은 이번 방한에서 문 정부가 반미(反美)에 동조한다는 인상만 받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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