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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원치 않아 내용공개 않지만… ‘9장 유서’에 극단선택 단서 있을까

이희권 기자 | 2019-12-02 12:03

검찰내 정보수집 ‘에이스’
靑-檢 사이 괴로움 토로도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현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운영해왔던 이른바 ‘백원우 별동대’에서 근무했던 검찰 수사관 A 씨가 검찰 조사를 앞두고 숨진 채 발견되면서 남겨놓은 9장의 유서 내용에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 조직도 2일 오전 “A 씨는 검찰조직 안에서도 손꼽히는 엘리트 수사관이었다”면서 술렁이는 모습을 보였다.

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민정수석실 산하 검찰 수사관 출신인 서울동부지검 소속 A 수사관은 서울 서초구 소재 지인의 사무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장에서는 ‘가족들에게 미안하다’ ‘(윤석열) 총장님께 죄송하다’는 내용 등이 담긴 9장의 자필 메모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족들이 원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유서의 정확한 내용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검찰 주변에서는 A 수사관이 목숨을 끊은 이유에 대한 단서가 유서에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숨진 A 수사관은 이명박 정부에서도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근무하는 등 검찰 내 정보 관련 ‘에이스’로 불려왔다. 그는 최근 들어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의혹과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의혹이 잇따라 터지자 자신이 몸담았던 청와대와 검찰 조직 사이에 끼여 괴로움을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수사관 사망 경위를 조사 중인 경찰 측은 해당 유서에 A 수사관이 김기현 전 울산시장 하명 수사에 관한 첩보를 본인이 작성했는지 등에 대해 “그런 내용은 전혀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유 전 부시장 수사 상황에 관한 청와대 민정 라인의 문의 전화를 받은 정황이 유서에 담겼는지에 관해서는 “확인할 수 없다”며 “유서 내용에 통상적으로 들어가는 내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A 수사관이 올 2월까지 근무했던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산하 특감반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에 직접 내려가 수사 상황을 확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들 특감반은 다른 민정비서관실 소속 직원들과는 별도의 공간에서 근무하며 백 전 비서관의 지휘를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버닝썬 경찰총장’으로 알려진 윤규근 총경(당시 행정관) 역시 당시 민정비서관실에 근무하며 별도의 특감반 업무에 관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조직도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A 수사관과 평소 친분이 있던 한 수사관은 “주어진 일은 어떻게든 책임지고 해내는 능력 있는 사람이었다”며 “결국 그 능력이 이런 비극을 낳은 셈”이라고 전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A 수사관의 사망 배경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인의 빈소는 이날 서울 성모병원에 마련됐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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