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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⑫ 식약처 ‘음식점 위생등급제’

음식점 깨끗한 위생 위해 도입
우수 인증 땐 2년간 점검 면제
설비개선 우선 융자 등 혜택도
사장님들 체감 만족도 73.1점

모범음식점 제도와 통합시키고
지자체로 등급 업무 이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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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점 위생등급 매우 우수.”

식당에서 위의 문구와 함께 별 세 개가 그려진 표창장 같은 것을 본 적이 있을 터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운영 중인 ‘음식점 위생등급제’에 따른 위생평가를 신청해 가장 높은 위생등급을 받았다는 뜻이다. 음식점 위생등급제는 지난 2017년 5월에 도입돼 2년 넘게 시행 중이지만 아직까지 인지도가 높은 편은 아니다. 인지도가 높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위생등급제로 음식점 입장에서는 위생 관리에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만족도도 높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인지도를 높여 확산하기만 하면 소비자는 안전한 음식을 쉽게 찾아 즐길 수 있고, 음식점도 위생 관리와 매출에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얘기다.

음식점 위생등급제는 음식점 간의 자율경쟁을 통해 음식점의 위생 수준을 향상시키고, 식중독 예방 및 소비자 선택권 보장을 위해 음식점 위생상태를 평가한 뒤 등급을 지정해주는 제도다. 등급 표시는 좋음, 우수, 매우 우수의 세 단계가 있으며 평가는 객관성과 전문성을 위해 한국식품안전관리인증원에 위탁해 실시하고 90점 이상은 매우 우수, 85∼89점은 우수, 80∼84점은 좋음 등급을 받게 된다.

음식점 위생등급제는 희망업체의 자율적인 참여로 운영되고 있다. 인증업체의 매출 향상 등 효과를 통해 외식업계에 자연스럽게 해당 인증의 필요성이 인식되도록 하기 위해서다. 식약처는 음식점 위생등급제를 통해 소비자 입장에서는 안전하고 위생적인 음식점 선택을, 영업자 입장에서는 홍보수단으로 활용해 매출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데다 인증 시 지도와 점검을 2년간 면제해주고 설비 개선 등에 필요한 융자를 우선 지원하는 등 영업 시 부가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이 제도를 추진했다. 정부 입장에서도 전반적인 위생 수준의 향상을 통한 식중독 감소로 장기적인 관련 예산 축소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봤다.

위생등급제에 대한 식당 운영자들의 만족도는 대체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식품안전관리인증원에서 발표한 ‘음식점 위생등급제 지정업체 만족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시행업체 중 만족하는 비율은 70.4%로 나타났다.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한 종합 만족도 점수는 72.6점이며 차원 만족도 점수는 72.2점, 체감 만족도는 73.1점으로 조사됐다. 위생등급제 효과 차원은 71.0점, 위생등급제 운영 차원은 74.5점으로 조사됐다.

다만 매출에 대한 만족도는 51.2점으로 낮게 나타났는데, 이 원인으로는 소비자·영업자 양측의 인지도가 아직 높지 않은 점이 지적됐다. 실제로 지난 8월 23일까지 전국에서 음식점 위생등급제 평가를 신청한 건수는 연장신청을 포함해 총 1만82건이었다. 이 중 8265건에 대해 실제 평가가 이뤄졌다. 3153건이 좋음∼매우 우수 사이의 등급으로 지정됐고 나머지는 보류됐다. 전국의 외식업체 수 등을 고려할 때 참여율이 높다고 보기는 어려운 셈이다.

식약처는 이 같은 참여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우선 음식점 위생등급제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주요 배달 애플리케이션과 연계해 위생등급을 지정받은 업소의 경우 이 사실을 노출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으며, 현재 ‘배달의 민족’과 ‘네이버 플레이스’ 등의 서비스에서는 지정업체 표시가 이뤄지고 있다. 또 한국관광공사와의 협업을 통해서도 위생등급 지정 업소를 홍보할 예정이다. ‘대한민국 구석구석’이라는 관광공사 운영 앱에 연계해 표시하거나 관광품질인증제와의 협업방안 등을 협의하고 있다. 지난 8월 30일에는 음식점 위생등급제의 평가체계 및 평가항목 개선도 이뤄졌다. 지금까지 영업자가 위생등급을 선택해 신청하면, 등급별로 항목을 평가해 지정하던 것을 64개의 단일화한 평가항목으로 평가해 결과에 따라 등급을 지정하는 체계로 개선했다. 또 지방자치단체장이 식품진흥기금을 활용해 위생등급 지정사업과 관련한 지원할 수 있는 사항(상하수도요금 감면, 지하수 수질검사 비용, 컨설팅 비용 등)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모범음식점’ 제도와 위생등급제를 통합해 정책 효과성을 제고하기 위한 ‘식품위생법’ 개정안도 지난 3월 법안이 상정돼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유사한 효과를 노리는 인증제도가 소비자에게 혼란을 일으키고, 정책 효과를 떨어트릴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두 제도를 위생등급제 하나로 통합하는 것이 개정안의 골자다. 또 책임행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등급제 업무를 지자체로 이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음식점 위생등급제 참여가 확대되고, 소비자 인지도가 제고되면 매출 상승 등 참여자 입장에서 실질적인 효과가 발생해 이것이 식품안전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며 “많은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최재규 기자 jqnote91@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