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서 부담 ‘14OOOO’번호
도입 200일 됐지만 시행 부진
개정법 국회 통과여부 미지수

기업이나 기관(수신자)이 통화료를 부담하는 대표번호 ‘14○○○○’가 도입된 지 200일 가까이 됐지만, 여전히 공공기관이나 기업은 ‘14’로 시작되는 수신자 번호 대신 발신자(소비자)가 요금을 내는 ‘15XX·16XX’ 등을 대표번호로 서비스하는 곳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는 공공기관부터라도 수신자가 통화료를 부담해야 한다는 취지로 관련 법 개정에 나섰지만, 국회 본회의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2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김정우(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은 공공기관의 대국민 서비스 목적으로 운영되는 대표번호에 대한 요금 등 공공서비스에 소요되는 비용을 이용자에게 부당하게 전가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비자주권 시민회의에 따르면, 기업은 물론 공공기관에서도 여전히 대표번호에 ‘발신자 요금 부담’을 적용해 이용료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 현재 53개 공공기관 특수번호 중 38개 발신자부담액과 15개 수신자부담액을 비교한 결과, 발신자 부담액은 연간 514억여 원으로 수신자 부담액 70억여 원보다 7.3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 4월 19일부터 ‘전기통신번호관리세칙’을 개정해 ‘14’로 시작하는 ‘수신자 요금부담 전용 대표번호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것도 문제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유의동(바른미래당) 의원은 “주요 금융기관 19곳의 대표번호 이용현황을 파악한 결과, 전체 통화의 99.6%가 발신자 부담인 ‘1577·1588’번으로 이뤄지고 있다”며 기업과 공공기관의 수신자 부담 대표번호 도입을 촉구했다.
이해완 기자 paras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