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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대학원 선배… 유독물질 톨루엔 텀블러 넣어

송유근 기자 | 2019-10-08 14:22

‘후배가 지시 안 따른다’ 이유

서울대 대학원의 한 연구실에서 ‘자신을 잘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후배 연구원에게 유독 화학물질을 먹이려던 대학원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지난 2일 유독 화학물질인 톨루엔으로 A 씨에게 위해를 가하려 한 혐의(상해미수)로 지방의 한 대학 대학원생 김모 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 1일 늦은 밤 A 씨가 평소 자주 이용하는 텀블러에 유독물질인 99.9% 고순도 톨루엔을 물과 섞어 넣은 뒤 A 씨가 마시기를 기다렸던 것으로 나타났다. 톨루엔은 항공기나 자동차 연료에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섭취 시 혈뇌장벽을 녹이는 등 중추신경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치명적인 신경 독성 물질이다. 본드에 사용되는 시너 역시 톨루엔이 주성분이다. 일정량 이상을 섭취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톨루엔이 투명한 무색 액체이므로 물에 섞어도 A씨가 모를 것으로 생각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2일 새벽 2시쯤 물을 마시고자 텀블러를 들었던 A 씨는 물에서 톨루엔 냄새가 나는 것을 알아차리고 경찰에 해당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조사에서 김 씨는 범행 직후 “텀블러로 물을 마시려다가 톨루엔이 튄 것” 또는 “충동적으로 한 일”이라며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의 추궁 끝에 결국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경찰은 범행 시각이 유동인구가 적은 새벽인 점, 톨루엔의 위험성을 잘 아는 김 씨가 톨루엔을 물에 섞어 A가 마실 때까지 기다린 점 등을 두고 고의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톨루엔이 (유독물질이긴 해도) 치사량에 비해 모자란 양이었다”며 “전과가 없던 점까지 참작돼 살인미수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김 씨는 지방의 한 대학 대학원 석·박사 통합과정에 재학 중이며, 2년여 전 지도교수가 서울대로 자리를 옮길 때 함께 해당 연구실로 옮겨온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는 해당 연구실에서 실험실장을 맡고 있었으며, 후배 A 씨는 대학원 1학년에 재학 중인 연구실 소속의 학생이었다. 김 씨는 평소 주변에 “같이 일하는 건데 (A 씨가) 잘 안 따라와 준다”는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송유근·서종민 기자 6silver2@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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