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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보다 비싼 영어유치원… 年1159만원

윤정아 기자 | 2019-09-30 12:06


4년제大 평균등록금의 1.7배
고액에도 올 558곳으로 늘어
서울 227곳…2년새 41%증가
입학 테스트 위한 사교육까지


일명 ‘영어유치원’의 연간 학원비가 4년제 대학 등록금보다 1.7배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연평균 1159만 원에 달하는 고액이지만 서울의 경우 영어유치원 숫자가 최근 2년 사이 41% 증가할 정도로 성행하고 있다.

30일 국회 교육위원회 전희경(자유한국당) 의원에 따르면 이른바 영어유치원으로 불리는 ‘유아 대상 영어학원’의 월평균 교습비는 2019년 현재 90만7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보다 6만6000원 오른 가격이다. 여기에 기타 경비까지 포함하면 월 96만6000원에 달한다. 평균 16만 원대 원비를 받는 일반 사립유치원보다 5∼6배가량 비싼 수준이다. 또 1년으로 따지면 총 1159만 원으로 이는 대학 등록금을 훌쩍 넘는 규모다.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올해 4년제 대학 평균 등록금은 671만 원이다. 가장 등록금이 높은 의학계열(963만 원)과 비교해봐도 영어유치원이 더 비싸다.

지역별로 보면 소득수준이 높고 교육 특구로 분류되는 서울 강남 지역의 영어유치원이 가장 비쌌다. 강남·서초 지역 월평균 영어유치원 비용(교습비+기타경비)은 137만 원으로, 연간 1644만 원에 달한다. 강남권에는 교재비, 방과 후 학습 등까지 포함해 200만 원 이상을 받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 서귀포, 부산 해운대, 인천 동구 등의 영어유치원에서도 월 100만 원이 넘는 학원비를 받고 있다. 한 학부모는 “영어유치원 150만 원에 미술, 음악, 태권도 학원까지 포함하면 한 달에 200만 원 가까이 든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학부모는 “일부 영어유치원은 입학 전 레벨 테스트를 보기 때문에, 그 전에 따로 사교육을 받기도 한다”며 “한 아이당 200만∼300만 원 정도는 쓸 수 있어야 보낼 수 있는 곳이다. 영어유치원은 계층 간 사교육 격차가 벌어지는 시작점인 셈”이라고 전했다. 영어유치원은 명백히 말하면 ‘학원’이다. ‘○○영어유치원’ ‘○○놀이유치원’ 등으로 불리고 있지만, 공통 교육과정을 따르지 않아 ‘유치원’으로 분류되지 않는다. 이에 월 29만 원인 ‘누리과정(만 3∼5세) 지원금’ 대상에도 제외된다.

영어유치원은 계속 늘고 있다. 전국의 영어유치원은 2017년 474개에서 올해 558개로 늘어났다. 서울은 2017년 161개에서 2019년 227개로 41% 증가했다. 전 의원은 “정부의 오락가락 영어교육 정책이 사교육 시장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는 당초 유치원에서의 방과 후 영어수업을 금지하려 했다가 여론의 반대로 철회한 바 있다. 전 의원은 “현실적인 수요를 반영해 공교육 내에서 해결하는 것이 국민 부담과 경제력에 따른 영어교육 격차를 덜어주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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