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크게보기 이도훈(왼쪽 두 번째)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9일 미국 워싱턴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이르면 9월 말 시작하는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 전략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

이도훈 본부장 미국 도착
“조만간 북·미협상 가능성”

트럼프 ‘새 방식’ 거론하며
“어쩌면 강한 공격” 모호발언
‘리비아 모델’은 재차 비판

방미 중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9일 미·북 비핵화 실무협상이 “조만간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북한이 원하는 상응 조치도 “제재 해제보다는 안전보장, 체제 보장 쪽으로 방점이 많이 옮겨가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리비아 모델(선(先)비핵화, 후(後)보상)’을 비판하면서 ‘새로운 방식(a new method)’을 언급했다.

이 본부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난 9월 9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대화로 복귀한다는 의사를 밝혔고,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도 수주 내라고 했다”면서 이르면 9월 말 미·북 실무회담 개최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본부장은 북한이 최근 제재 해제보다 안전보장을 원하는 분위기라고 전하면서 “하노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에서 여러 가지 새로운 생각이나 입장이 제시되고 있는데, (우리도) 사고의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북한 체제보장이 미·북 실무협상 의제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이 본부장이 21일까지 미국에 머물면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이 요구하는 ‘새로운 계산법’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 본부장이 언급한 ‘사고의 유연성’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8일 “리비아 모델보다 어쩌면 새로운 방식이 매우 좋을 수 있다”고 한 발언과도 맞물리면서 한·미 협의 결과가 주목된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운 방식’을 언급하면서 “어쩌면 매우 강력한 공격(attack)일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대화·협상’과 함께 ‘압박’ 여지도 남긴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격 대상이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에는 “아무에게도 아니다. 강력한 것일 수도 있고 어쩌면 그런 게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라는 모호한 답을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호한 발언이 최근 북한과 급격히 밀착 중인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보낸 북한 정권수립 71주년 축전에 답전을 보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0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답전에서 “전략적 선택인 조중(북중) 친선을 변함없이 공고 발전시켜나가려는 나와 총서기 동지의 확고한 의지를 세계 앞에 힘있게 과시하였다”고 밝혔다.

김영주·정철순 기자 everywher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