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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장구’의 힘

손으로 입 가리고 웃는 모습
서양인엔 비웃음 오해 살수도

실수했을 때 정확한 사과없이
뒤통수만 긁는 행위 피해야

다른 사람이 강의·발표할 때
눈감고 듣는 것 커다란 실례

대화 도중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오면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는 여성들을 종종 본다. 서양 사람들은 이런 행동을 ‘나를 비웃나’고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관련된 일화가 있다.

한국에 부임한 지 1년 남짓 된 미국인 기업인 마이클과 점심을 하는 자리였다. 바로 옆 테이블에서 식사하던 한 여성이 웃을 때마다 손으로 입을 가리고 웃었다. 그 모습을 본 마이클은 자기 회사 한 여직원이 생각난다고 했다. 그는 “여직원이 웃을 때 손으로 입을 가려서 치열이 들쑥날쑥 고르지 못해 감추느라 손으로 가리는 줄 알았다. 그래서 휴가로 한국에 온 치과의사 동생을 소개해줄까 잠시 생각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그 여직원이 신규 프로젝트 발표할 때, 가지런한 고운 이를 보여줘 깜짝 놀란 적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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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남성들은 대개 여자의 행동이 다소곳하고 조용해야 좋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으나, 서양에서는 자연스러운 행동을 더 좋게 생각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실수했을 경우에도 계면쩍은 얼굴에 미소를 띠고 뒤통수를 긁으며 사과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는데, 실수를 대충 넘기려다 오히려 오해를 살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또 한번은 영국에서 온 과학자 앤드루 박사가 국제회의에서 열심히 발표하고 있는데, 참석자 중 몇 사람이 눈을 감고 있었다. 발표 후 앤드루 박사는 자신의 발표 내용이 그들에겐 별로 흥미롭지 않은 거라고 생각하며 실망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강연이나 대화 도중 눈을 감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서양 사람들은 자신의 얘기가 ‘들을 가치가 없는 것인가’고 오해할 수 있다. 정말 지루한 게 아니면, 이 같은 행동은 안 하는 게 좋다.

또 상대방은 열심히 말을 하는데 맞장구쳐 주지도 않고 그저 묵묵히 듣고만 있는 자세도 바람직하지 않다. 아. 그랬습니까?(Did you?), 정말입니까?(Really?), 좋습니다!(Fantastic!), 맞아요!(Absolutely!)처럼 말로 맞장구를 쳐서 상대방이 대화를 신나게 계속할 수 있도록 해줄 필요가 있다.

매너란 상대방에게 호감을 주고, 상대방에게 폐를 끼치지 말며,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다. 주위의 성공한 사람들을 자세히 관찰하면, 자신의 의견을 잘 피력하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며 관심을 표시하는 데 남다른 능력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최정화 한국외대 교수, 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 연구원(CICI)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