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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교육청, 공론화 결정키로
학부모 등 시민참여단 구성
‘찬성’ 확정땐 내년6월 조례

중고교생 34% ‘일요일 학원’
“과외만 늘 것” “주말있는 삶”
학부모 사이 찬반 논쟁 치열

‘학생의 주말이 있는 삶 보장’ vs ‘학습권과 학원 선택권 침해’.

서울시교육청이 19일 공론화 작업을 거쳐 ‘학원 일요 강제 휴무제’ 도입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200명으로 구성된 시민참여단에서 ‘찬성’으로 결론이 나면 내년 6월에 조례를 개정할 방침이어서 벌써부터 학부모들 사이에서 찬반 논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일요일에는 학원 문을 닫게 하는 학원 일요 강제휴무제 도입 여부를 ‘숙의 민주주의 공론화’를 거쳐 결정한다고 밝혔다. 학생들의 건강권을 위해 일요일만큼은 학원에 가지 않도록 ‘쉼이 있는 주말’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공론화는 사전 여론조사, 열린 토론회, 시민참여단의 토의 등으로 이뤄진다. 지난해 교육부는 비슷한 방식으로 2022학년도 대입개편안을 만든 바 있다. 정책 결정에 주된 역할을 할 시민참여단은 학생 80명(40%), 학부모 60명(30%), 교사 30명(15%), 일반 시민 30명(15%) 등 200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오는 10월 26일과 11월 9일 7시간씩 두 차례 토의를 거쳐 권고안을 마련하게 된다. 교육청 관계자는 “시민참여단이 찬반뿐만 아니라 학급별 단계적 추진 같은 ‘조건부 도입’이나 ‘제3의 대안’ 등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교육청은 이를 토대로 내년 6월까지는 서울시의회에 조례안을 전달할 계획이다.

학원 일요휴무제는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대표적인 공약 중 하나다. 서울시교육정보연구원이 지난 2017년 발표한 ‘학원 휴일휴무제 및 학원비 상한제 도입 방안 연구’에 따르면 중학생 33%, 일반고 학생 36%, 특목고·자사고 학생 51%가 일요일에도 학원에 다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로 보면 서울 중·고교생 10명 중 3명(34%)은 주말도 없이 사교육을 받고 있다는 얘기다. 또 학원 일요휴무제 도입 여부에 대해 중학생 75.5%, 고등학생 51.9%, 학부모 68%가 찬성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학원 강제 휴무가 학생들의 ‘쉼’으로 이어지느냐다. 과외를 받거나 다른 지역 학원으로 달려가는 풍선 효과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학생들의 학습권과 학원 선택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지적도 있다. 조성철 한국교총 대변인은 “학생들이 성적 스트레스를 받고 쉬지 못하는 것은 현재 대입제도의 문제”라며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을 살리고자 대형마트 문을 닫게 했더니 온라인시장이 활성화됐듯, 학원이 문을 닫아도 과외나 개인학습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례로 규제할 사항이 아니라는 비판도 나온다. 학원에 대한 규제를 담은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분석에서다. 앞서 법제처도 “교육감이 조례로 학원 휴강일을 지정하는 것은 학원법상 불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이런 비판을 인식한 듯 조 교육감은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조례가 법적으로 타당한지 논의하는 과정 자체가 숙의민주주의가 될 수 있다”며 “(조례로 도입했다가) 효력정지 가처분이 내려지면 이를 계기로 국회에 법제화를 요청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학원에 다닐지 말지는 개인이 선택할 문제”라면서도 “상황상 어쩔 수 없이 고육지책으로 논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정아 기자 jayo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