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조카-정경심 통화기록 확보

펀드 운용사 세우고 투자 개입땐
조국부인, 자본시장法위반 해당

검찰이 ‘조국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코링크)에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금이 일부 흘러들어 간 사실을 포착하면서 정 교수가 펀드 운용에 실제로 개입했다는 의혹이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코링크의 실소유주로 알려진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 씨가 이 회사가 인수한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앤티 최태식 대표에게 해외 도피 중 전화를 걸어 ‘말맞추기’를 시도했던 날 조 씨가 최 대표뿐만 아니라 정 교수와도 통화를 했다는 증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코링크 관계자에 따르면 해외에 도피 중이던 조 씨가 정 교수와 통화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달 24일은 조 씨가 웰스씨앤티의 최 대표에게 전화해 자금 흐름에 대해 사실과 다르게 말해줄 것을 부탁하면서 “(문제가 불거지면) 이건 같이 죽는 케이스다. 조 장관이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한 날이기도 하다. 조 씨와 정 교수, 조 씨와 최 대표 간에 차례로 긴밀한 통화가 모두 같은 날 이뤄지며 조직적인 ‘말맞추기’가 공모됐다는 것이다.

실제 검찰은 조 씨와 조 장관 일가(一家)가 ‘조국 펀드’를 두고 사전에 대응방안을 논의하며 움직인 여러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씨가 조 장관이 법무부 장관에 지명된 지난달 9일부터 검찰 수사 직전 필리핀으로 출국했던 지난달 중순까지 여러 차례 정 교수와 통화한 내역을 확보하고 구속된 조 씨에게 해당 내용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같은 시기 코링크가 펀드 의혹과 관련한 언론 대응 문건 등을 급히 만든 것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교수가 운용사를 세우고 사모펀드 투자에까지 개입했다면 펀드 운용과 투자를 분리하도록 한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한다. 정 교수와 조 씨 사이의 추가 증거인멸 정황이 포착되면서 곧바로 정 교수에 대한 소환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희권 기자 leehek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