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일보 로고


통합 검색 입력
전체
사설
시평
시론
포럼
오후여담

文·曺 공동체, 국민 분노 더 키웠다

기사입력 | 2019-09-11 11:30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

지명된 지 한 달 만이던 9일 조국 전 민정수석이 법무부 장관에 취임했다. 사문서 위조 혐의로 이미 피의자가 된 부인이 기소되고 언제 자신도 피의자로 바뀔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장관이 된 것이다. 여론의 싸늘함과 젊은 세대의 박탈감은 정점에 이르렀고, 또다시 촛불혁명이라는 밭에 정치 불신의 씨앗이 뿌려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장관은 장관의 일을, 검찰은 검찰의 일을 하면 된다’는 이상한 논리를 내세우면서 언제 피의자가 될지 모르는 사람에게 검찰 개혁 업무를 맡겼다. 국회에서의 후보자 기자회견과 가족을 증인으로 소환하는 것은 패륜이라는 억지까지 쓰면서 진행된 인사청문회 답변에서 조 장관은 거짓말로 일관했고, 대부분의 의혹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함으로써 비겁하기까지 했다.

딸이 서울대 환경대학원에 입학해 불과 3학점 한 과목만 수강하면서, 신청하지 않았는데도 2학기 동안 전액 장학금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은 명백한 거짓말이다. 신청한 학생들에게 주기에도 턱없이 부족한 게 전액 장학금이다. 학점과 입학 성적, 경제 사정, 교수 추천서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해 극소수 학생에게만 돌아가는 게 전액 장학금이다. 대한민국의 어느 학교에서, 신청하지도 않은 학생에게 입학도 하기 전에 전액 장학금을 준단 말인가? 그런 것은 부모가 주는 향토장학금 외에는 결코 없다. 딸의 출생신고도 선친이 한 일이라더니 기본증명서에 신고인이 자신으로 돼 있었다. 진실만을 말하겠다고 선서한 사람이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데도 법무장관 자격이 있는가?

인턴 품앗이와 병리학회지 논문, 동양대학교 총장 표창장, 사모펀드, 두 차례나 낙제하고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6학기 연속 장학금을 받은 것 등에 관해서는 모른다고 일관하면서 아내가 알아서 한 일로 귀착됐고 결국 부인은 전격 기소됐다. 남편으로서, 아빠로서 모든 책임은 내게 있다고 하는 것이 당당하지 않은가.

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조 장관이 사법개혁을 완수할 유일한 사람이라고 한다. 현실은 오히려 반대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그는 결코 사법개혁을 수행할 수 없다. 사법개혁은 국회에서의 입법을 통해서만 완성될 수 있는데, 야권이 등을 돌렸다. 이제 정의당은 불의당이 됐고, 그가 법무장관 자리에 있는 한 야 3당이 여당과 합의할 일은 없을 것 같다.

대통령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임명하면서 집권 세력도 성역 없이 당당히 수사하라고 요구했다. 대통령의 명을 받들어 성실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검찰을 민주당은 정치검찰의 복귀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정치검찰이란 권력의 시녀가 돼 무조건 충성하는 것을 말한다. 집권 여당에 칼을 겨누는 것은 웬만한 자신감이 없이는 불가능하다. 민주당은 스스로 야당으로 착각하고 있는 듯하다.

문 대통령이 조국 법무장관 임명을 강행한 걸 보면 두 사람은 특별한 관계가 있는 운명공동체라 할 수밖에 없다. 이제 조 장관과 함께 문 정부의 운명은 혹독한 시련기에 접어들 것이다. 정권의 무능과 최순실의 특권과 반칙, 불공정에 분노한 시민들이 박근혜 정부를 탄핵한 것이 불과 2년 전이다. 정권의 무능과 조 장관 일가의 특권과 반칙, 불공정에 분노한 시민들이 또다시 광화문광장에서 촛불을 들지 말라는 법이 있겠는가. 민주당과 정의당은 스스로 외쳐댔던 정의와 공정을 포기함으로써 자신들이 적폐임을 만천하에 알린 셈이다.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검찰’을 믿어 본다.

많이 본 기사 Top5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 카카오톡

핫클릭 ✓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