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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유턴, 親기업 정책 외엔 길 없다

기사입력 | 2019-09-05 12:14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

해외투자 急增 국내투자 急減
법인세 인상과 노동 경직성 탓
文정부, 미국·일본·독일과 반대

특혜 주는 특별법 역효과 우려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하고
민간 차원의 지원 시스템 필요


최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직접투자 목적 송금액이 17조 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는 분기 사상 최대 규모이며, 지난해보다 44.9%나 급증(急增)한 것이라고 한다.

그 반면 국내투자는 급감(急減)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 국내 설비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 17.4%나 줄었으며, 외국인의 직접투자 금액도 전년 대비 35.7%나 감소한 게 그 예다. 전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이 급속도로 위축돼 가는 것이다.

지난 1일 한국경제연구원은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즉, 미국의 경우 리쇼어링(제조업의 본국 유턴) 정책으로 인해 미국 내 투자와 고용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정부 들어 그 효과가 극대화하고 있다고 한다. 어찌 보면 미·중 무역전쟁 등 중국의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의 유턴을 통해 우리나라의 성장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호기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미 2013년 우리 정부는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 국내 기업들의 유턴을 촉진한 바 있다. 문재인 정부도 지난해에 ‘유턴 기업 종합지원대책’을 발표하고 유턴법 개정안을 발의하는 등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는, 미국과 비교할 때 그 성과의 차이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당연히 그 이유가 궁금해진다. 이에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바로 친기업 정책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즉, 미국은 파격적인 법인세 인하, 자국 기업 보호 등과 같은 각종 친기업 정책을 펴는 반면, 문 정부는 그 반대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상은 미국만의 고유특성에 기인한 것이므로 이를 일반화하는 건 무리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국만이 아니라 일본이나 독일 등 우리의 경쟁국 모두가 친기업 정책을 펴고 있다. 법인세만 해도 그렇다. 미국은 법인세를 과거 35%에서 20%로, 일본은 30%에서 23.4%로, 독일은 26.4%에서 15.8%로 각각 내렸다. 그러나 문 정부는 오히려 법인세율을 22%에서 25%까지로 올리는 등 ‘홀로’ 역주행했다. 여기에 더해 노동시장 경직화라는 악재까지 겹치면서 ‘국내투자 감소, 해외 직접투자 급증’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해 11월 해외사업장을 가진 기업 150개를 상대로 설문을 했다고 한다. 그 결과를 들여다보면, 유턴 기업 확대를 위해서는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29.4%), 규제 완화(27.8%), 비용 지원 추가 확대(14.7%), 법인세 감면 기간 확대(14.2%), 수도권 유턴 기업에도 인센티브 허용(7.2%) 등이 필요하다는 응답이 많다. 즉, 친기업적 정책이 기업의 유턴 여부를 결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고 답한 것이다. 이는 문 정부가 앞으로는 친기업적인 경제정책으로 궤도를 수정해야 미국처럼 유턴 기업들로 인해 투자도 확대되고 일자리도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회 일각에서는 유턴법을 개정하면 유턴 기업의 수가 확대될 것으로 보는 의견이 있다. 즉, 유턴 기업의 인정 범위를 제조업에서 서비스업까지로 확대하고 유턴 기업들에 국유 또는 공유재산을 수의계약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유턴이 확대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유턴 기업들에만 특혜를 주는 방식으로 법이 개정되는 경우 오히려 역차별 논란으로 유턴 자체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 물론, 미국의 비영리 단체인 리쇼어링 이니셔티브처럼 유턴 기업을 통합 관리하고 지원하는 민간 차원의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는 건 사실이다. 그러나 특별법을 통해 정부 주도로 유턴 기업 수를 확대하는 것은 오히려 옥상옥(屋上屋)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결론적으로는, 원칙으로 돌아가는 게 정답이다. 즉,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드는 게 가장 좋은 해법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경쟁국들처럼 과감한 세제 개편과 노동시장 유연화, 규제개혁 등이 정답이란 것이다. 일각에서는, 리쇼어링과 관련해 미국과 우리나라의 격차가 큰 이유를 미국은 대기업들의 유턴이 활발한 데 비해 우리나라는 외려 대기업들의 해외투자가 급증하는 데서 찾고 있다. 설득력 있는 지적이다. 유턴 기업 확대 방안은 친기업 정책이 최상의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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