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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해진

답답한 상황에 이 영화 보고
통쾌하다는 반응 나오길 바라

후배들 연기서 많은 자극받아
스스로 들볶을 때란 생각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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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일 개봉하는 영화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사진)는 전국 팔도에서 모인 이름 모를 독립군들이 일본군을 봉오동 죽음의 계곡으로 유인하는 과정을 그렸다. 어린 시절 일본군에게 동생을 잃고 독립운동에 나선 황해철 역은 배우 유해진이 맡았으며 류준열이 냉철하게 독립군을 이끄는 분대장 이장하를 연기했다. 두 배우의 유연하면서도 절제된 연기가 영화의 재미와 함께 무게감을 더해준다. 흑백 포스터에 나온 두 배우의 모습을 본 관객들은 이들을 ‘국찢남’(국사책을 찢고 나온 남자)이라고 부르며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두 배우를 만나 서로에 대한 생각을 들어봤다.

“(류)준열이와는 점점 정이 쌓이고 있어요. 장난치는 게 밉지 않은 건강한 아이예요.(웃음)”

유해진(사진)은 “오랫동안 알고 지내며 좋아하는 동생”이라고 류준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그는 “처음에는 좀 어색했지만 준열이가 먼저 다가왔다”며 “어느 날 불쑥 뭘 주길래 ‘뭐냐’고 물었더니 그냥 ‘입으셔’라고 하며 트레이닝복을 건넸다. 내가 ‘여튼’이라는 말을 쓰는 습관이 있는데 요즘 준열이가 밤에 문자로 ‘여튼, 고마워요’라고 써보낸다”고 소개했다.

영화에 이장하가 비장한 표정으로 처음 등장하는 장면에서 유해진이 “너 왜 안 웃니. 웃을 때 참 보기 좋은데”라고 애드리브 대사를 친다.

이 대사를 통해 이장하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다가온다.

“관객에게 이장하에 대한 설명을 함축적으로 해주고 싶었어요. 이장하는 원래 잘 웃는 아이인데 웃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굳은 표정으로 있다는 걸 알리면 언젠가 다시 웃길 바라는 마음이 생길 것 같았어요.”

그는 “통쾌하고 묵직한 바위 같은 시나리오에 끌렸다”고 이 영화를 선택한 배경을 설명하며 황해철을 돌멩이같이 단단한 인물로 구현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작품을 선택하며 배우가 기댈 수 있는 첫 번째가 시나리오예요. 결과보다는 과정이 중요한 영화라서 끌렸어요. 목숨을 바쳐 일본군을 봉오동으로 유인했던 이름 모를 분들의 이야기고, 저도 그들 중 한 사람이라는 점이 좋았어요. 눈앞에서 죽은 동생을 떠올리며 그 에너지로 새로 동생이 된 장하를 보살피는 인물을 돌멩이같이 표현하려 했어요. 살짝 금이 갔지만 진정성 있고 묵직한 돌멩이로 보이고 싶었어요.”

“일본과의 갈등 상황이 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 같냐”는 질문에 그는 “영화의 힘으로만 흥행했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좋은 영향이 아니잖아요. 우리가 당하고 있는 상황에서 영화가 이익을 받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마음이 답답했는데 마침 ‘봉오동 전투’를 본 후 통쾌한 기분이 든다는 반응이 나오면 좋은 거죠. 그렇게 가는 게 맞는 것 같아요.”

연기인생 22년 차에 접어든 그에게 가장 절실한 건 뭘까. 한참을 생각하던 그가 입을 열었다.

“저 자신을 들볶아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어요. 후배들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아요. 느슨해질 때도 있고요. 물론 맨날 빡빡하게 살 수는 없으니 가끔은 느슨해지기도 해야 하지만 하루하루 체크는 하면서 살아야죠. ‘뭘 하고 싶다’ ‘어떻게 되고 싶다’는 생각은 없어요. 생각한 대로 되지도 않으니까요.”

김구철 기자 kckim@munhwa.com